2000년 중국 요령성 73개 무역회사가 평양에서 개최한 상품전시회에서 북한의 바이어들이 상담을 벌이고 있다./조선일보


미국 국무부로부터 30일 미국내 자산동결 조치 및 미국 기업과의 거래금지 조치를 받은 남촌강은 북한의 무역회사로 1990년대 말부터 원자로 관련 핵심부품을 중동지역에 공급해오면서 미국 정보당국의 요주의 대상에 올라있던 업체로 알려져 있다.

평양에 본사를 둔 남촌강은 무역제재 때문에 합법적으로 북한에 보낼 수 없는 첨단장비와 물품을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북한으로 반입하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특히 남촌강은 중국과 유럽 등에서 원자로 핵심 물질과 부품을 구입해 시리아의 알-키바르 마을 인근의 원자로 건설 현장에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북한과 시리아간 핵협력에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내용이 지난해 5월 워싱턴포스트에 소개되기도 했다.

남촌강의 대표 윤호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 유엔대표단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독일 세관당국은 2002년 윤씨가 동유럽에서 고강도 알루미늄관과 가스마스크, 전자타이머, 강철파이프, 진공펌프, 변압기 등의 장비를 대거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당시 미국과 유럽 정보당국은 이 물품들이 북한의 도움으로 건설중이던 시리아의 원자로 프로젝트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

남촌강 직원들의 의심스런 행동을 추적해온 서방 정보기관들은 시리아에 대한 위성사진과 정보 등을 수집, 분석한 결과 알-키바르 인근의 시설이 핵시설임이 분명하다고 판단했으며 결국 이스라엘이 2007년 9월 공습으로 이 시설을 파괴했다.

남촌강은 또 항공기 제작용 부품 명목으로 독일회사로부터 고강도 알루미늄관 22t을 구입, 선박을 이용해 아시아로 운송하기 위해 수에즈 운하까지 이동했으나 2003년 4월 독일 당국에 의해 압수조치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 IAEA의 후속조치에 따르면 남촌강이 구입한 고강도 알루미늄관은 항공기용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물품의 원매자로 알려진 중국 회사도 해당품목을 구입하려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 결국 알루미늄관을 판매한 독일 회사 대표가 징역 4년형에 처해졌다.

남촌강은 또 오실로스코프 등 핵 폭파시험용 장비를 비롯한 민감한 설비들을 유럽 시장에서 조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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