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이나 전구를 생산하는 북한의 대표적인 조명기기 생산업체인 평양조명기구공장의 리영남(36) 기사장(技師長)은 이 공장에서 뿐만 아니라 북한 내에서 촉망받는 기술 인재이다.

기사장은 지배인 바로 아래에서 공장의 기술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중책으로 30대에 특급 기업체의 기사장을 맡은 사람은 북한에서 리씨가 처음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최근호(10.15)에 따르면 리씨는 지난해 6월부터 이 공장 기사장으로 일하면서 생산설비ㆍ동력 관리를 비롯해 기술발전계획 수립을 담당하고 있다.

북한 당국의 산업체 전산화 방침에 따라 이뤄지는 이 공장의 생산공정 전산화 역시 그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2년제인 평양시 선교고등물리전문학교(전문대학)을 마치고 김책공업종합대학 전자공학부 전자재료과에 들어가 7년간 익힌 전문지식이 기사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평양조명기구공장 노동자들도 군부대 직책을 본떠 리씨를 `기업소 참모장'으로 부르면서 그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기술적으로 보면 아직도 뒤떨어진 점이 많다. 우리 나라의 경공업을 한 단계 더 높이 발전시켜 사람들의 사랑과 믿음에 꼭 보답하겠다'고 리씨는 다짐했다.

평양조명기구공장은 30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특급 기업소로, 형광등이나 전구 등 일반 조명기구와 철도, 무대 등에 쓰는 산업용 전구를 생산해 북한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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