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오전(현지시각)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 4월 초 영국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 때 '약식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두 번째다. 그동안 세 차례 통화를 나눴던 두 정상은 90여분 동안 이어진 단독·확대 정상회담에서 서로 근황을 묻는 등 친근감을 보였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두 정상은 이어 백악관 정원인 '로즈 가든(Rose Garden)'으로 자리를 옮겨 20여분간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기자회견은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가질 예정이었으나 보다 나은 '모양새'를 바라는 한국측의 요청을 백악관이 흔쾌히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은 CNN 등 5개 미 전국 TV 채널과 국내 방송사들이 생중계했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 뒤 백악관 내 '가족연회장(Family Dining Room)'에서 양측의 핵심 참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 함께 했다. 두 정상이 이날 함께 한 시간은 모두 2시간이 넘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외국 정상들과 오찬 없이 회담만 하거나 오찬을 겸한 회담을 하는 등 시간 절약형 외교를 선보였다"면서 "이 대통령에게는 특별히 배려한 것"이라고 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이나 오찬 없이 오바마 대통령과 45분간 회담만 했다.

이 대통령보다 하루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일반 호텔에 머물렀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국빈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를 제공했다.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를 따로 만나 환담을 나눴으며 백악관을 둘러봤다./워싱턴=주용중 기자 midw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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