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V아사히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아들 김정운의 최근 모습이라고 보도한 사진을 “한국 당국 관계자로부터 입수했다”고 11일 공개했다.

일본 언론이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정보 소스를 ‘한국 당국’이라고 명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TV아사히는 “(사진을 제공한) 한국 당국을 구체적으로 밝혀줄 수 있냐”는 조선일보 요청에 “취재원 보호 때문에 더 이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으나, ‘한국 당국’이란 사실상 한국 정부의 정보 부처를 특정하는 것이다.

TV아사히는 이날 ‘김정운씨로 보이는 사진의 정정(訂正)에 대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당국의 관계자로부터 이 사진을 입수했고 북조선 지도부에 가까운 관계자들의 확인 작업을 거쳐 방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후 복수의 한국 미디어로부터 ‘다른 사람이 아닌가’란 지적을 받았고, 재차 확인 작업을 거친 결과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TV아사히는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방송한 ‘ANN뉴스’에서 “(한국 미디어의 지적을 받은 뒤) 한국 당국 관계자에게 사실 여부를 재차 확인했으나 (한국 당국 관계자는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이에 대해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대사관이 일본 언론에 사진을 건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TV아사히 주장대로 한국 당국이 사진을 건넸다면 정부의 해외 언론을 통한 정보 조작과 여론 조작 문제, 가짜를 입수해 흘린 한국 당국의 정보력, 신뢰성 문제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강한 비판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반대로 아사히TV가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해 한국 당국을 끌어들인 것이라면 ‘국가 모독’에 해당되는 중대한 사안으로 정부 차원의 강력한 법적, 제도적 대응이 요구된다.

이 방송은 10일 낮 뉴스와 오후 뉴스를 통해 2차례에 걸쳐 ‘김정운 최근 모습’이라며 입수 경위를 밝히지 않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사진의 주인공이 한국 시민인 것으로 밝혀지자 톱뉴스를 방송할 예정이던 10시 메인 뉴스에서 보도를 철회했고, 24시간이 지난 11일 낮 뉴스를 통해 시청자에게 공식 사과했다./=선우정 특파원 su@chosun.com 기자의


2009년 6월 11일 <보도자료>

‘김정운씨로 보이는 사진’의 정정에 대해

폐사의 어제 ‘ANN 뉴스’(11:45~12:00)와 ‘슈퍼J 채널’(17:53~19:00)에서 ‘김정운씨로 보이는 사진’이라고 방송한 사진은,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정과 함께 시청자와 관계자 여러분에게 깊이 사과합니다.

한국 당국의 관계자로부터 이 사진을 입수하고, 북조선 지도부에 가까운 관계자들의 확인작업을 바탕으로 방송했습니다만, 방송 후 복수의 한국 미디어로부터 ‘다른 사람이 아닌가’란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재차 확인 작업을 실시한 결과,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폐사는 오늘 낮 ‘ANN 뉴스’에서 정정과 사과 방송을 실시하고, ‘와이드 스크램블’과 ‘슈퍼J 채널’에서도 방송 대응할 예정입니다.

결과적으로 확인 취재가 미흡했던 것을 중대하게 받아들입니다. 다시 한번 보도의 기본으로 돌아가 확인 작업을 철저히 하겠습니다. 정정과 함께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에게 오해를 준 것을 깊이 사과 드립니다.

TV아사히 광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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