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 기술이 일정수준 이상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4월5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발사된 장거리 로켓이 비행거리 확장뿐 아니라 고난도 기술로 손꼽히는 로켓의 자세제어 능력과 관성.위성 통합항법시스템 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4일 국방대에 따르면 무기체계분야 전문가인 권용수 교수는 지난달 29일 원광대에서 열린 국방안보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한 '북한 미사일 위협과 전망'이란 논문을 통해 "북한이 공개한 로켓 발사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로켓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륙 당시와 이륙 직후 로켓 측면에서 나온 연기는 로켓이 자세제어장치(DACS)를 갖췄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런 기술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적용했을 때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동북아시아의 권역을 넘어 미국의 알래스카와 하와이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에도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여건이 있고 더욱이 미사일 개발국과 미사일기술 커넥션 등 군사협력을 강화하면 1만5천km의 미사일 보유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또 북한이 탄도미사일의 목표물 오차범위를 줄이도록 관성.위성 통합항법시스템을 갖췄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탄두부의 관성항법장치(INS)에 의해 비행해 목표물에 떨어지는 단순한 기술을 사용해 왔으나 점차 GPS(위성항법장치)를 부가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관성항법장치에만 의존할 경우 목표물에 대한 오차범위가 넓기 때문에 정밀도 향상을 위해 관성항법장치와 위성항법장치를 통합해 운용하는 기술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확산대책센터(NCPC)의 케네스 브릴 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내부 콘퍼런스에서 "북한의 (군수)산업은 항공전자장비, 기체부분, 추진시스템, 로켓 추진제, 항공지상장비, 발사시설, 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명령.통제 소프트웨어를 생산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장거리 로켓의 정확한 비행거리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항공우주 전문지인 '스페이스 플라이트 나우'는 최근 그간 예측되어왔던 비행거리보다 훨씬 멀리 날아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잡지는 DSP(미사일 조기경보 위성) 데이터를 인용해 "북한의 로켓이 발사대에서 1천900마일(3천58㎞) 날아갔다는 미국과 일본의 앞선 발표와는 달리 2천390마일(3천846㎞)까지 날아갔다"고 전했다.

권용수 교수는 "북한은 앞으로 로켓 사거리 증대를 위한 다단계 추진체 개발과 관련한 구동장치 기술과 컴퓨터와 전자기술에 의한 유도.조종기술에 관심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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