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말까지 3~4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또는 로켓을 제작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달 발사된 장거리 로켓과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시험장으로 옮겨진 미사일을 제외하고도 1~2기의 장거리 미사일을 더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최근 서해 일대 해군에 실탄 및 포탄을 평시보다 2배 이상 비축할 것을 지시하고 이례적인 기습 상륙훈련까지 실시하는 등 다양한 도발 준비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해외에서의 미사일 부품조달 규모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볼 때 북한이 평양시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총 3~4기의 장거리 미사일 및 로켓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커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추적 중"이라고 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최근 동창리 시험장으로 옮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에도 이들 미사일로 추가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군이 최근 남포 서해함대사령부 예하부대 소속 경비정 등 함정들과 해안포 부대에 실탄과 포탄을 평시보다 2배 이상 비축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는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비, 전투력을 보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은 또 서해안에서 '공방급(級)' 고속 공기부양상륙정 등을 동원한 기습 상륙훈련을 실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6월 중 상륙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일종의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5개 도서에 기습상륙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측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방급' 고속 공기부양상륙정은 1척당 1개 소대(40여명) 병력을 태우고 시속 90km 이상의 고속으로 서해안 갯벌 등에 상륙할 수 있다.

서해 함대사령부 예하 8전대의 전진기지가 있는 남포 인근 초도에서는 합동 사격훈련이 실시되고 있으며, 지난달 말 북한군 수뇌부가 서해 함대 사령부 예하부대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군 당국은 이런 움직임이 북한의 무력도발이 임박했다는 결정적인 징후로 판단하지는 않지만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예의주시하고 있다./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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