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정치인이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따른 군사행동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 군사 옵션의 실익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북한이 휴전선 부근에는 방대한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 행동시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할 뿐 아니라 미국이 목표로 하는 핵무기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는 군사행동 후 며칠 내 사망자가 수십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 랜드연구소의 수석정치학자인 함재봉 박사는 "만약 전면전이 발발한다면 희생자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군사력이 (북한에 비해) 압도적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는 없지만 어떤 대가를 치를지는 (별개의)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미 행정부가 첫 북핵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북한은 더욱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면서 북한의 핵무기나 핵시설을 정확히 타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미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대북 선제공격이 실패할 경우 북한이 핵무기를 발사하거나 생화학 공격을 감행하는 등 '악몽 같은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대북 선제공격 대신 한.미 해군이 해상봉쇄에 나서더라도 지상에서 대규모 보복공격이나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설사 북한 정권이 붕괴하더라도 이후 극심한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일반적인 견해와 달리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28일 미 외교협회 토론회에서 "군사 행동을 권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련의 강제적 조치를 점증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비군사적 옵션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다른 방안(군사 옵션)을 검토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노틸러스연구소의 피터 헤이즈 소장은 "군사적 행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사태를 훨씬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이즈 소장은 이어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접촉하고 적대적인 정책에 대한 상호조정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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