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도…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 ”

휘파람을 불며 특유의 콧소리로 인사하는 김미화씨. 이에 질세라 정 소장이 노래를 부르며 인사한다. “반~갑~씁네다…. 반갑씁네다…. ”

눈이 휘둥그레진 김미화씨.

“아니, 정 소장님, 언제 북한노래를 그렇게 익혔습니까? 이래서야 어디 개그하고 살겠씁네까. 다들 개그맨이니…”라고 웃으며 묻는다.

“근데요, 주식도 남북 경협주다 뭐다 야단들인데, 55년 동안 개발은 꿈도 못꿨던 휴전선지역이 개발된다면서요? 어제 누군가 대뜸 전화를 해서 휴전선에 좋은 땅이 있다고 반년만 지나면 5배 뛴다고 사라고 난리예요? 진짜예요?”

“김미화씨, 그렇게 돈벌면 누구나 재벌되게요? 그렇게 좋은 땅이면 자기가 갖고 떼돈 벌지, 왜 남한테 팔아요. ”

고개를 끄덕이던 김미화씨, 그러나 은밀히 다가서서 속삭이듯 묻는다.

“근데, 올라가는 곳도 있을 것 아닙니까. 그래도 투자 유망지는 있죠?”

“접경지역 지원법이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데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접경지역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지요. 일단은 단절된 도로와 철도가 복원되는 1·3·5·7·31·43번 국도와 경의선, 경원선, 금강산선 철도 연결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서울과 가까우면서 사람이 많이 살고, 어느 정도 도시가 형성된 지역의 부동산이 안전합니다. 돈은 도로와 같이 갑니다. 길 따라 돈이 되고 길따라 개발되는 셈이죠”

인사도 없이 후다닥 일어나는 김미화씨. 정 소장이 억지로 앉힌다.

“뭐가 그리 급해요? 근데 아직까지 확실하게 개발지역이 나온 것은 아니예요.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정리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예전처럼 묻지마투자는 지뢰밭을 사는 꼴이에요. 단기투자보다 중장기적인 투자자세가 필요합니다. 서두르지 마세요”

겸연쩍은 미소를 띠던 김미화씨, 갑자기 목소리가 커진다.

“땅 사러 가려는 것 아니에요. 정보화시대, 이런 정보를 혼자 알고 있으면 되겠어요. 친구들과 함께 정보를 나누려고 일어난 거예요”

두사람은 마주보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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