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11월 18일쯤 평양에 북한 상주대표부(RO)를 개설할 예정이다.

오미(Omi) WHO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은 11일 오후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WHO 북한 상주대표부 개소식에는 브룬트란트(Brundtland) WHO 사무총장 등 WHO 관계자 2~3명이 참석하며, 브룬트란트 WHO 사무총장은 11월 17일 북한을 방문한 뒤, 11월 20일에는 한국도 방문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수상을 지낸 브룬트란트 WHO 사무총장은 북한을 방문하는 서방세계의 고위층 인물 중의 하나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주대표부는 본부에서 파견되는 직원 1명과 북한인 직원 등 3~4명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김 복지부 장관은 이날 WHO측에 북한의 낙후된 의료현실을 감안, 북한에 필수 의약품은 물론 의료체계의 복구 등을 지원해줄 것과, 남북한 의료 교류가 활성화되도록 중재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WHO는 지난 10여년간 북한 상주대표부 설치를 추진해 왔으나 그동안 북한의 반대로 실현하지 못해 북한 관계자 1명이 연락업무를 맡는 형태의 ‘긴급구호지원 사무소’만 운영해왔다.

한국에도 WHO상주대표부가 있었으나, 의료부문이 선진화되면서 지난 99년 한국대표부 지위를 한 단계 낮춰 현재는 연락관만 파견하고 있다.
/ 김동섭기자 ds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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