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이후 세 차례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으로 일부 실향민들이 50여년 만에 북의 가족들을 만나는 감격을 누렸으나, 방문단에 선발되지 못해 상봉이 좌절된 충격 등으로 세상을 뜨는 실향민들도 늘고 있다.

오는 16일 4차 이산가족 교환방문 때 서울에 올 북측 방문단(100명) 후보자 200명에 선발된 송수식(80)씨의 남쪽 아내 황윤도(79)씨는 이미 지난 4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50여년간 수절한 황씨는 남편이 지난 2월 3차 교환방문 때 후보자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에 부풀었으나 남편 송씨가 최종 방문단에서 탈락, 서울에 오지 못하자 낙담해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김민하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어머니 박명란(100)씨도 둘째 아들 성하(74)씨가 지난 2월 최종 상봉단에서 탈락, 적지 않게 상심했으며 지난 4월 숨졌다.

역시 3차 북측 방문단 후보자로 선발됐던 김광연(70)씨의 남쪽 동생 시연(65)씨도 형이 최종 방문단에서 탈락되자 낙담한 채 지난 3월 뇌출혈로 사망했으며, 고우상(77)씨도 지난 2월 북의 동생 유상(70)씨가 3차 방문단 최종 명단에서 탈락됐다는 소식을 들은 지 한 달 만인 3월 세상을 떴다.

김성하·김광연·고유상씨도 오는 16일 서울에 올 4차 방문단 후보자 200명에 포함됐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4차 방문단 후보자 200명 중 이처럼 처음 후보자로 선정됐을 때엔 남쪽 가족들이 생존해 있었으나, 이후 세상을 뜬 사람은 모두 18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쪽의 어머니가 사망한 경우와 아내가 사망한 경우가 각각 1명이며, 나머지 16명은 모두 형제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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