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루트를 통한 탈북/조선일보DB

추운 겨울철 들어 몽골같은 북쪽 탈북 경로가 어려워짐에 따라 최근 남방인 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의 수가 두달에 걸쳐 3배 이상 크게 늘어났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일 보도했다.

방송은 태국에 갓 진입한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는 '메사이 이민국 수용소'에 두달전만 해도 약 20명 남짓의 탈북자들이 있었지만 지난해 11월과 12월 사이 70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이민국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방송은 "특히 지난 12월말에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태국으로 들어왔다"며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몽골행이 어려워져 대부분의 탈북자가 태국을 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은 또 인권단체 관계자와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해 "올해 3월부터 한국 정부가 탈북자에게 적응 교육을 하는 하나원의 체류 기간을 2개월에서 3개월로 늘리고 심문을 더 강화한다는 발표도 탈북자들이 태국행을 서두르는 큰 이유 중 하나"라며 "탈북자들은 수용생활이나 교육기간이 늘어나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하루라도 빨리 사회로 진출해 자유로운 활동을 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현재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체류하고 있는 방콕 시내의 이민국 본부 수용소에는 200여명의 탈북자가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으며 미얀마 국경에서 가까운 칸차나부리 이민국 수용소에도 10여명의 탈북자가 미국행을 고대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31일 많은 탈북자가 태국으로 넘어가 수용시설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한국이 이들에게 망명 허가를 내주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탈북자들이 몰려오고 있어 양국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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