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가뭄과 홍수로 황폐화해 내년 주요 행사들을 거의 치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교도통신의 한 특파원은 북한이 올 봄 가뭄으로 1000년에 한번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은 여름엔 엄청난 폭우로 홍수까지 겹쳤다고 그는 말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올해 북한의 곡물 수확이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탁안 협동농장 책임자 차두혁씨는 '벼 모내기 때 가뭄이 계속돼 어린 벼들이 말라죽었다'며 '세번이나 모내기를 해야 했지만 계획량의 3분의1도 심지 못했다'고 말했다.

농장 노동자들은 이에 따라 논둑길에 콩을 심고 조그마한 유휴지에도 수수와 옥수수 등을 파종했으나, 옥수수 농사는 망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차두혁씨는 '10년 전에는 ha당 9-10t의 쌀을 생산했으나 최근 수년간 2-3t에 그쳤으며, 500㎏에 불과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내년 2월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0회 생일과 4월15일 김일성 주석 탄생 90주년 등의 행사가 예정돼 있다.

북한은 하루 700g의 곡물을 배급받고 있으나 지난 몇년간 그 양이 줄었으며 최근엔 단백질 섭취를 위해 메기 기르기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그나마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도 흔한 것이 아니라고 교도통신은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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