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링컨컨티넨탈 리무진과 벤츠 S클래스 풀만 리무진, 선도차는 또 벤츠 SEL. 지난 13일 남북정상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뒤 영빈관(백화원초대소)으로 함께 타고 간 1호차는 링컨컨티넨탈 리무진이었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신형 링컨 리무진과 캐딜락 리무진을 탄다. 과거 구 소련의 지도자들은 ‘질’리무진을 즐겨탔다. 15일 김 대통령이 서울 도착후 청와대까지 탄 리무진은 캐딜락이었다.

◆수류탄 터져도 달려=국가원수급들이 타는 최고급 방탄 리무진은 특수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우선 기관총을 난사해도 차체와 유리창이 부서지지 않고, 수류탄 공격으로 타이어가 터져도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

리무진 전체 무게는 약 3t으로 인공위성을 이용한 카폰시스템, 팩시밀리가 장착된다.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되기 때문에 닉슨 전 미국대통령은 차창 밖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별도의 장치를 단 적도 있다. 300m 거리에서도 시동이 걸리는 리모트 컨트롤이 장착됐고, 유독가스 공격에 대비하여 산소공급 시스템도 설치돼 있다.

◆방탄차 가격 5억원 넘어=할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하는 8인승 벤츠 S600 풀만 리무진은 차 길이만 6m21cm에 달한다. 값은 5억원대. 방탄차는 대부분 최고출력이 400마력 안팎으로 2000㏄급 중형차의 3배 수준이며 최고시속은 250km이다. 가속력도 스포츠카 못지 않아 정지에서 100km까지 8초대에 도달할 수 있다. 방탄차 메이커로는 미국의 오가라사와 트라스코사, 폰타나오토사가 유명하며, 독일의 벤츠와 BMW는 생산라인이 별도로 있다.

방탄차 주요고객은 국가원수를 비롯, 폭탄 테러가 많은 아랍과 남미의 외교관, 기업총수 등 다양하다. 방탄차는 주문 생산방식이기 때문에 현찰거래가 원칙이며 차량 제원과 특성, 고객이름은 비밀에 부치는 게 관례다. 현재 교황 바오로 2세는 벤츠의 고급 오픈카 G바겐을 탄다. 60년대만 해도 오픈카가 드물지 않게 의전용으로 사용됐으나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을 계기로 리무진 위주로 바뀌었다.

◆북한의 의전용차=이번 남북정상회담 중에 북한측에서 제공한 차량은 벤츠 일색. 현재 북한에는 벤츠가 1만대 정도가 있어 남한보다 2000여대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91년까지 생산된 벤츠 SEL이었고 구형 S클래스와 뉴S클래스는 눈에 띠지 않았다. 이번에 남북정상이 함께 탄 리무진을 앞에서 호위한 경호원들의 오토바이는 BMW R100RT였다. 1000㏄ 엔진에 70마력을 내며, 78년부터 84년까지 생산된 제품이다.

/임동범기자 dblim@chosun.com

/김종호기자 tell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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