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예술영화촬영소가 제작하고 있는 다부작 극영화 「민족과 운명」 제52∼56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정치ㆍ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가리키는 `고난의 행군'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호(9.19)에서 5부작으로 제작된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관객들의 호평 속에 상영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영화는 김일성종합대학 동창생인 경심, 송숙, 분희 등 세 여성의 인생을 통해 △혹심한 식량난 △부귀영화를 꿈꾸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과 이혼 문제 △ 호화로운 생활을 동경하는 세태를 소재로 다뤘다.

동창생인 송숙의 남편 준하(농업과학원 연구사)의 눈물겨운 생활상을 목격한 여성검찰관 경심은 식량증산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조사를 하지말라는 상급자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파 헤친다.

이 영화는 외화벌이를 통해 부귀영화를 꿈꾸는 시어머니와 갈등을 빚다 시댁을 뛰쳐나간 분희가 경심의 도움을 받아가며 시댁에 맞서 나간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 6.25전쟁 당시 치안대로 활동한 할아버지 때문에 변절자로 낙인돼 지방으로 좌천된 경심이 그곳에서 방목일을 하며 속죄하는 아버지를 만나 곡절많은 과거를 알게 되고 새 삶을 일구어 나간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조선신보는 극영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김일성 주석 사망(1994.7.8) 이후 지난해 말까지 어려웠던 시기를 가리키는 `고난의 행군' 당시의 상황을 진솔하게 그려내 시민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박경주씨는 '낡은 사상에 물들어 가는 부정적 현상도 다루고 있지만 우리 사회 인간의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있다'면서 '민족의 존엄을 지키는 것은 각 가정이 어떻게 사회주의를 지키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화제작 당시 출연자들과 제작진 모두가 '하나의 혁명을 일으켜 보겠다는 열의에 넘쳐 있었다'면서 영화 기자재는 물론 식량 조차 부족한데도 자강도와 량강도 곳곳을 도는 장장 500㎞ 구간을 오가며 이 영화를 제작했다고 소개했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도 최근 이 영화를 감상한 후 '최근 만들어진 영화 가운데 제일 기름진 영화이며 특히 1, 2부는 완전무결하다'고 평가했다.

조선신보는 영화를 본 평양 시민들이 상상을 초월했던 `고난의 행군'을 극복했던 최근 몇 해를 돌아보면서 '강성부흥의 새 시대를 펼쳐나갈 결심을 굳히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