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왕자(53) 씨가 금강산 관광 중 북한 초병의 총격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13일 현대아산, 통일부 등 정부 홈페이지에는 사업자와 당국의 `어수룩한' 사전 관리와 사후 대응을 비난하는 항의성 글이 속속 올라왔다.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금강산 관광 전용 홈페이지 `신문고'에 올린 글에서 안성용씨는 "박씨의 피격 사망 소식을 듣고 당시 금강산에서 관광하고 계시던 부모님의 안전이 무척 걱정스러웠다"며 "현지에 있던 관광객들은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는 김주용씨는 통일부 홈페이지에 "현대아산이 과연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통일부에 제대로 보고하고 시정 조치를 해왔는지 의문스럽다"고 적었다.

그는 "현대아산은 관광객들의 안전을 절대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관광조장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를 외주용역업체에 맡겨오다 지난 1월에야 직영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더욱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이디가 `satiress'인 네티즌은 피격 사건 관련 기사에 "시발점은 한 시민의 단순한 실수에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현대아산의 관광객 교육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 등을 충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금강산관광사업을 최종 관리.감독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정부 당국에 대한 비난성 글도 잇따랐다.

고종석씨는 통일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도대체 어떻게 안전교육을 했기에 관광 간 시민이 시체가 돼 돌아오느냐, 사전에 주의사항을 자세히 주지시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북한을 당장 여행주의지역으로 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북한 측의 공식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모든 남북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일방적 `퍼주기 정책'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등 북한 당국을 강하게 비난하는 글도 상당수 올라와 있다.

한편 고인의 아들 방재정(23) 씨의 미니 홈페이지에는 "너무 충격적이다", "진실은 꼭 밝혀질 것이다", "남의 일 같지 않다", "힘내라"는 등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글들이 속속 게시되고 있다.

현대아산 측은 사건 직후부터 홈페이지 팝업 창에 `금강산 관광 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분과 유가족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는 글을 띄워놓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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