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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고]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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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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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레이니(James T.Laney)·전 주한미군대사
모턴 에이브러모위츠(Morton Abramowitz)·전 태국주재 미국대사

2000년 6월 평양에서 열렸던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이 가져왔던 희망들은 사라졌다. 김정일 자신이 공공연하게 밝혔던 서울 답방 약속에 대해서도, 1년이 넘도록 답방 시기를 밝히기를 거절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북한과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가 경화됐고, 김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크게 손상됐다.

이 같은 정체상황에는 부시 행정부 역시 기여를 했다. 부시 행정부는 처음부터 북한과 상대하는 것이 무슨 소용 있겠느냐는 회의를 전달했다.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아직도 북한과 대화를 한다면 어떤 수준에서 할 것이며, 무엇을 협상 테이블에 갖고 나가고,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 등에 대한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라는 말은 아예 미국측 사전에서 빠져버렸다.

북한은 이처럼 나빠진 상황을 부시 행정부 탓으로 돌리려고 구실을 찾았고, 미국이 진지하게 대화를 재개하지 않는 한 한국과도 상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사실은 부시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북한은 대남 관계에서 후퇴를 했다.

그렇지만 북한과의 외교적 접촉을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김 대통령이 가진 시간이 얼마 없다.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올해 안에 열리지 않는다면 내년엔 선거 때문에 남북관계가 어려운 문제에 대해 의미있는 진전을 이룩하기 힘들 것이다.
이 같은 퇴행은 미국에도 위험하다. 북한은 계속해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위험한 기술을 중동에 수출하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 계획은 동결됐지만 아직도 완전히 알려지거나 해체되지는 않고 있다. 햇볕정책이 한반도에서 긴장을 상당히 줄이기는 했지만,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가 풀리기는 멀었기 때문에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협력적인 여건이 형성되더라도 진전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동결시킨 1994년의 제네바 합의를 이행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을 물려받았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하는 일도 핵 합의와 마찬가지로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제네바 합의는 가장 어려운 부분을 뒤로 미뤄놓았다. 경수로의 핵심부분이 설치되기 전에 북한은 과거에 생산했던 플루토늄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전면 사찰을 허용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의 과거 핵 활동을 규명하는 이 과정은 3~4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IAEA에 언제부터 그 과정을 시작하도록 허용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북한은 이 전체 과정을 중단시킬 수도 있으며, 그럼으로써 1994년처럼 위험한 무력 위협(미국이 북한에 선제공격을 가하려 했던)을 재연시킬지도 모른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한가지 방안은, 북한이 IAEA의 특별사찰을 좀더 빨리 허용하고,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을 포함한 폐연료봉을 없애며, IAEA와 새로운 핵안전조치 협정을 체결하는 등 몇 가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그 대가로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 의회는 그에게 고위 대북정책조정관을 임명하도록 했는데, 그럼으로써 행정부는 자체내뿐 아니라 의회와 함께 정책을 다뤄나가고 한국 및 일본과의 정책 조정작업을 증진시킴에 있어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부시 대통령도 참고할 만한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이 했던 것과 같은 개혁과 개방을 하지 않으려는 데 있다. 오히려 북한은 자기 국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바깥 사람들의 호의(음식과 연료와 돈)에 의지해 난관을 그럭저럭 헤쳐나갈 수 있는지를 실험하기로 작정했다. 북한이 진정 변화하기로 결심하지 않는 한, 진전은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한도 내에서라도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수출, 핵무기 개발 등을 중단시킴으로써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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