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회담기간 중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성사시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향후 남북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두 정상간의 지속적인 대화 유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할 ‘적절한 시기’는 언제쯤 될까. 많은 국내외 관측통들은 분단 55주년이자 광복 55주년이 되는 오는 8월 15일을 전후해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8·15를 전후해서 이산가족의 상봉이 현실화되는 시점에 김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극적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상당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한다’는 지극히 원칙적인 합의만 이뤄진 상황에서 연내 서울 방문이 기대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 공동선언으로 주도권을 쥐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통일방안 마련을 위한 남북 당국자간의 정치협상이 어느 정도 무르익고, 경협 분야에서도 남측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는 등 여러 조건이 충족되고 나서야 서울 답방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정권현기자 kh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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