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협의회(회장 최우영)는 31일 성명을 발표, 북한 당국에 탈북한 뒤 다시 입북한 유태준(33)씨에 대해 자유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납북자가족협의회는 '유씨의 북한 생존 사실을 환영한다'며 '남한 당국도 유씨의 안위에 관심을 갖고 북한 당국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납북자에 대한 모든 정보를 납북자 가족들과 공유하라'며 '납북자의 생사확인과 전원 무사귀환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랍.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대표 이 서)는 북한에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탈북자 유씨의 최근 모습을 비디오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연합


▶성명서전문


납북자 유태준씨의 생존사실을 환영하며.

북한에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탈북자 유태준(33)씨가 북한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MBC가 30일 보도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유태준씨가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98년 탈북해 남한에 살던 유씨가 지난해 6월 '북에있는 아내를 데려오겠다'며 중국으로 갔다가 결국 북한당국의 억류하에 있게 된 결과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유태준씨의 얼굴을 비디오를 통해 본 어머니가 처음엔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유태준씨는 엄청난 육체적 고통을 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으로 탈북한 사람들조차 북한당국에게 잡히게 되면 온갖 고문에 시달린다는 증언들을 통해서 볼 때 남한으로 탈북한 유태준씨가 어떤 고초를 당했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북한당국이 신변에 위협을 가하여 유태준씨가 이른바 의거입북한 것처럼 선전하고 있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특히 납북자들이 북한에서 강요된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결국 그들의 체제선전의 도구로 전락해왔던 사례들을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은 이번 유태준씨 사건을 예사롭게 보아넘길 수 없다.

아울러 우리는 최근 남북한당국이 납북자 문제를 적당히 묻어버리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으며, 다시 한 번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전원 무사 귀환을 촉구하면서 우리는 남북한 당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북한당국은 유태준씨를 체제선전의 도구로 삼는 것을 즉각 중단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그의 진술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2. 남한당국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 된 유태준씨의 안위에 응당한 관심을 갖고 북한당국과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3.북한에 의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테이프를 MBC가 입수한 것은 정부 당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는 납북자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납북자가족들과 공유하라.

4.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더불어 전원 무사 귀환을 촉구한다.

납 북 자 가 족 협 의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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