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주석이 1990년 5월 24일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제시한 통일방침으로 그 내용은 ▲한반도에서 긴장상태 완화 및 평화적 환경조성 ▲남북한간 자유왕래·전면개방 ▲평화통일에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는 원칙에서 대외관계 발전 ▲조국통일을 위한 대화발전 ▲전민족적 통일전선 형성 등이다.
김일성은 특히 셋째 방침인 '대외관계 발전' 항목에서 국제무대에서의 대결·경쟁지양 및 상호협력을 주장하면서 남북한 '단일의석'에 의한 유엔가입을 제의해 주목됐는데 이는 새로운 제안이라기 보다는 종래의 '단일국호에 의한 유엔가입' 주장을 외형상 변형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김일성은 이 제의의 배경설명으로 "남북한이 각각 유엔에 가입하게 되면 국제무대에서 남북한 분열상태가 합법화되고 통일에 새로운 장애와 난관이 조성된다"고 했다.
그러나 김일성의 이같은 주장은 국제외교 관례상으로도 어색하기 짝이 없을 뿐 아니라 북한이 줄곧 주장해온 실현성조차 희박한 '공동가입'제의를 뒷받침하기 위한 억지논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예컨대 북한의 '단일의석에 의한 유엔가입'제의는 대유엔관계에서 한국측이 제안한 남북한 동시가입이나 한국만의 단독가입에 대한 국제적 지지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따른 일종의 대응카드였다.
다시말해 한국측의 유엔가입 노력을 적극 저지하고 실현성이 없는 공동가입안을 제시함으로써 대외적으로 북한의 유엔가입을 위한 성의를 표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반대로 인해 유엔가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선전하려는 술책인 것이다.
당시 유엔동시가입국인 동·서독이나 남북예멘이 통일에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았다는 실례 등에 비추어 볼 때 '유엔동시가입은 분단고착화'라는 김일성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김일성이 제의한 내용들은 종래의 대남제의를 되풀이한 것이며 두 번째 방침인 남북간 자유왕래·전면개방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콘크리트 장벽 철거를 주장한 것은 북한이 대외선전카드로 사용해온 것이었다.
이 5개방침의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긴장상태 완화 및 평화적 환경조성
-남북간 불가침선언 채택 및 미·북간 평화협정 체결
-남북무력의 단계적 감축(10만 명 이하)
-남한에서 핵무기·주한미군 철수
3.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에 유리한 환경 조성
-국제무대에서 대결과 경쟁 지양, 상호협력
-한반도문제에서 유관국(미·일·유엔)들은 한반도통일을 실현하는데 긍정적 역할로 문제해결에 기여할 것
-유엔가입시 단일의석 공동가입
4. 조국통일을 위한 대화 발전
-모든 정당·사회단체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반영하는 전민족적 대화 촉구
5. 전민족적 통일전선 형성
-조국통일의 주체는 전체 한민족
-직업·사상·정견·신앙을 초월, 민족공동의 이익을 계급적 이익에 우선시킬 것
-남북, 해외의 모든 정당·사회단체와 제조직들 및 각계층 인사들을 망라하는 전민족적인 통일전선을 형성할 것
작성일:2013-10-30 16:57:02 203.255.11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