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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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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조선
등록일
2013-10-28 15:59:26
조회수
543
과거에는 북한 전역을 통털어 안경 전문상점이 두 세 군데에 불과하였고, 안경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상점은 평양에서도 인구가 밀집돼 있는 중구역에 두 곳, 보통강구역에 하나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 중 중구역에는 대동교와 옥류교 근처에 하나씩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북한산 안경만을 판매해왔다.

이 중 대표적인 곳이 평양 중구역 대동교 4거리에 평양 광학유리생산협동조합 안경제작소와 조총련 동포와 합작으로 설립한 서장구역의 서장안경점이다. 서장안경점은 주로 간부층을 대상으로 하여 외국에서 수입한 고가의 안경을 판매한다. 매주 토요일은 정기휴일이다.

북한에서 안경 낀 사람은 흔치 않다. 젊은층일수록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드물다. TV나 컴퓨터 등으로 시력이 나빠진 사람이 남한만큼 많지 않은데다, 안경 자체가 워낙 고가이고 구하기 힘든 물건이기 때문이다. 안경이 꼭 필요한 사람은 북한산 제품이나 외국에서 들여온 안경을 쓴다.

안경 가격은 7.1경제관리 개선조치 이전 180원 내외 수준이었는데, 이는 7.1조치 이전 대부분의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이 월 100원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액수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비싼 가격 때문에 시력이 나빠도 안경 없이 생활하거나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80원짜리 중국산 돋보기를 사용하였다.

그래서 인민군 병사들 중 안경 낀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입대 전 두 차례의 신체검사 과정에서 시력이 나쁜 사람은 아예 초모(징집)에서 제외된다. 군 복무 중 시력이 나빠져 안경을 껴야 할 형편이라면 감정제대(의병제대)시킨다. 군관(장교)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안경 낀 사람이 더러 있는데 참모부서나 화학·병기 등 비전투 병과에 속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북한산 안경은 광학제품을 생산하는 유리공장,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군수품 생산공장의 일부 생산라인, 부산물·폐산물로 각종 생필품(8·3인민소비품)을 만드는 가내작업반 등에서 생산된다. 순전히 안경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공장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북한산은 외제에 비해 품질이 현격히 떨어지는 데다 디자인이나 패션 개념이 전혀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겉모양만 봐도 금방 구별된다.

안경의 모양은 남한의 경우 대부분 안경 렌즈가 작고 유행에 민감하여 다양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반면, 북한에서는 안경에 대해 특별한 패션으로서의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유행하는 스타일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의 안경은 대걔 두꺼운 안경테에 렌즈가 큰 형태이다. 남한에서 착용하는 알이 작은 스타일은 찾아보기 어렵다. 외제 안경이 거의 금테인데 반해 북한산은 대부분 뿔테이며, 안경알이 크고 100% 유리이다보니 무겁고 불편하다고 한다.

도수도 디옵터로 -3, -1.5, -1 세 가지만 있고 -4 이하는 없다. 고도 근시나 난시 안경은 특수 주문을 해야 하는데 6개월∼1년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 또 알과 테를 각각 골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완제품 형태로 팔기 때문에 자기 눈에 꼭 맞는 안경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북한산 안경은 안경알이 잘 빠지고, 테와 다리를 연결하는 나사못이 금방 헐렁해지거나 탄력이 떨어진다. 안경이 고장나면 평양의 경우 구역(서울의 區에 해당)마다 하나씩 있는 "종합수리"(편의봉사소)에 가서 고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시계, 자전거, 텔레비전 등 온갖 것들을 고쳐주는데 특히 손재주가 필요한 시계·안경 수리공의 인기가 높다.

지방에는 군(郡) 소재지에 편의봉사소가 하나씩 있지만 부품이 없어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안경알이 깨지거나 다리가 부러지면 반창고로 감고 실로 찬찬히 동여매 끼고 다닌다. 안경알에 금이 가고, 한쪽 알이 없어도 그냥 끼고 다닐 수밖에 없는데 북한에서 이런 모습은 전혀 부끄러움이나 흉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평양으로 출장 가는 사람들에게는 안경을 고쳐다 달라는 민원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 평양시 안경점 증가추세

평양시내 안경점이 점진적인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평양시내에는 2-3 곳의 안경점이 전부였지만 2003년 현재 약 10여 곳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정원은 평양시내 안경점이 중구역 대동교 사거리에 소재한 `평양 광학유리 생산협동조합 안경제작소'와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동포와 합작으로 서장구역에 개점한 외화전용상점인 `서장안경점' 등 두 곳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방북 인사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서는 이들 외에도 평양안경상점, 만년제약안경점, 보통강안경방 등 10여 곳에서 안경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총련이 발행하는 월간 `조국' 6월호는 `인기를 끄는 안경상점'이라는 제목으로 평양시 만경대구역 팔골2동에 있는 평양안경상점 만경대분점(分店)을 소개했다.

`조국'은 이곳에서는 "값 눅고(싸고) 질 좋은 여러 가지 형태의 금속 안경테와 수지 안경테, 각이한 색깔과 형태의 남녀 안경들, 특수한 도수(난시, 고도수)안경들을 봉사해 주고 있다"며 "봉사성이 높아 소문이 자자하다"고 밝혔다.

또 시력검사기와 안경 가공설비들을 갖추고 있어 손님들의 시력을 그 자리에서 검사, 적합한 안경을 제작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쟁 노병(老兵), 영예군인(상이군인), 과학자, 교사들에게 우선 공급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조국'의 이같은 보도로 미뤄볼 때 평양안경상점은 몇몇 분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양안경상점은 평양시내 안경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올 봄 평양을 방문했던 한 인사는 "평양안경상점이 지난해에는 1층만 운영했으나 올해에는 2층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며 "분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년제약안경점의 경우 안경과 약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경점에서는 일반 안경과 함께 `색안경'(선글라스)도 판매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구색은 갖춰 놓았지만 물량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북한에서는 아직까지도 안경공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한 데다 값이 비싸 안경이 귀한 편이며 북한산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외국산 제품을 많이 취급하고 있다
작성일:2013-10-28 15:59:26 203.255.1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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