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6일로 만 63세가 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만 62세때 후계자로 지명받았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가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후계자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가 하면 심지어 후계자가 김 위원장의 아들로 이미 결정됐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온갖 견해가 무성하다.
현재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는 아들은 김 위원장의 동거녀였던 성혜림(2002년 5월 사망)씨 사이에 태어난 김정남(34), 사실상 북한의 퍼스트레이디였던 고영희(2004년 6월께 사망)씨 사이의 정철(24)과 정운(21)이다.
그러나 북한에 정통한 정보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후계구도를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선정되던 30년 전과 똑같은 기준으로만 현재의 후계구도를 들여다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우선 김 위원장이 김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이어받은 경험 때문에 서둘러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김 위원장은 김 주석의 후계자로 등장하면서 자신에게 권력 중심이 쏠렸던 것을직접 체험한 만큼 서둘러 후계자를 선정할 경우 권력누수 현상이 생기고 나중에는자신이 ’허수아비’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세습체제에 대한 국제적 비난도 의식하고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아들을 후계자로 선정할 경우 자신이 김 주석의 후계자로 선정된 정당성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
북한은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후계자로 선정된 정당성과 관련, 부자관계가 아닌 김 주석의 ’혁명위업’을 가장 충실히 이어갈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점을 부각시켜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김 위원장은 후계자 선정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후계 구도를 둘러싼 권력내부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후계자를 빨리 선정하자는 군 고위간부의제의에 화를 내면서 그에게 1개월간 업무정지 처벌을 내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영희씨의 사망을 계기로 권력내부에서는 후계구도를 둘러싼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고씨의 아들 중 하나를 후계자로 내세우려는 세력은 2인자였던 장성택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김 위원장의 권력을 노리는 인물로 몰아 사실상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에는 고씨의 아들인 김정운과 그의 세력이 이복형인 김정남의 권력승계를 우려해 해외에서 암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고씨의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우려는 군 수뇌부는 고씨의 사망 사실을 극비에 부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지난해 쿠바를 방문했던 북한군 고위관계자는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에게 고씨를 ’평양어머니’로 찬양하면서 마치 생존해 있는 듯이 말해 대사관직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고 주장했다.
고씨의 생존 시 해외에서 떠돌았던 김정남은 북한의 절대적인 후원국인 중국에의해 친중파(親中派)로 관리되고 있다는 설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처럼 후계구도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북한 권력의 특성상 언제라도 김위원장의 선택에 따라 후계구도는 수면 위에 떠오를 수 있고 언젠가는 김 위원장의아들 중 하나가 후계자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대북 정보소식통들의 대체적인관측이다./연합
작성일:2005-02-15 14:37:19 203.255.11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