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27일자 3면에 ‘북한, 용천 참사 후 제한된 개방이라는 시험대에 직면했다’는 제목으로 전체 지면의 3분의 2 가량을 북한 기사에 할애했다.
르몽드는 단둥에 특파원을 급파, 북한 상황에 대한 르포 기사를 내보냈다. 르포 기사에서는 “단둥에서 확인되는 정보들은 드물다. 단둥시 병원에서 치료받는 부상자들의 도착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어떠한 소문들도 확인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또 “평양의 비밀경찰들이 단둥시에 편재해 있다는 사실은 공포 분위기를 퍼뜨리고 있다. 한국인들 중 많은 이들이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신중하게 행동한다”고 밝혔다.
신의주에 있는 친구와 날마다 전화 연락을 한다는 한 한국인의 말을 인용해 “용천에서 가장 가까운 이 지역(신의주)의 종합병원은 ‘1800명의 환자’로 가득 메워져 있다.
매일 사람들이 죽어가고, 늘상 새로운 부상자들이 도착한다. 용천에서는 군대가 이 도시를 봉쇄하고 민간인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소문을 전했다.
단둥발 르포 기사 하단에 실린 도쿄발 기사에서 르몽드는 “북한이 사고 난 지 24시간 후 유엔에 지원요청을 하고, 북한 언론이 48시간 지나 소식을 전한 것 등은 전대미문”이라고 보도했다.
르몽드는 또 “비밀스러운 경향은 여전하지만, 평양이 도움을 요청한 것은 수줍은 듯한 태도로 국제사회에 통합되려는 관심을 보인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르몽드는 “이번 용천 폭발 사건이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효력을 지닐 것인가”라는 물음을 제기하면서 “어쨌든 북한 체제가 (의지가 있든 없든 간에) 대외관계를 변화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파리=강경희특파원 khkang@chosun.com
작성일:2004-04-28 18:00:30 203.255.11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