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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북정책 기조 바뀌나
 닉네임 : nkchosun  2004-04-25 15:09:55   조회: 3105   
당 차원의 대북지원활동을 한번도 한 적이 없었던 한나라당이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와 관련, 25일부터 ‘용천동포돕기 모금운동’에 나서면서 한나라당의 대북정책기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을 낳았다.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국회의원·당선자·당직자·당원 등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하겠다”며 “정부가 남북협력기금 승인요청을 하면 신속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표가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내 대표적인 대북 원칙론자인 정형근(鄭亨根) 의원도 25일 TV토론에서 “용천사고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지원을 촉구했다.

한나라당도 그동안 인도적 물품의 대북 지원은 찬성해왔으나, 그보다는 정부나 일부 기업의 대북지원에 대해 “현금지원 반대” “현물지원의 경우 사용처 확인” 등으로 견제에 치중해온 편이었다.

김 총장이 이날 사용한 ‘북한 정부’라는 표현도 하나의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에서 ‘북한 당국’이란 용어를 일관되게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날 김 총장은 ‘북한 정부’란 표현을 사용한 뒤, 그 배경에 대해 “당과 상의하고 쓴 표현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북한을 정부로 표현하는 데 아무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런 표현에까지 (기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로 한나라당이 수구적으로 비쳤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소속 의원들도 대북정책 기조변화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은 지난친 우(右)편향 사고로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조차 발목잡는다는 오해를 받아왔다”며 “이제 국민들이 공감하는 ‘눈높이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고,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북한 정부’라는 용어 사용 등이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이런 기조변화는 얼마 전 박근혜 대표가 국가보안법 철폐문제에 대해서도 “지금 상황에서 철폐는 안 되고, 보완(개정) 문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한 것과 맞물리고 있다.

그러나 당내 상당수는 기존의 대북 정책 원칙을 지키고 있어 당 지도부 일각의 이런 기조변화가 당론으로까지 발전하는 데는 논란과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들은 국가보안법 개정을 주장하는 당내 소장파들을 겨냥해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 윤정호기자 jhyoon@chosun.com
2004-04-25 15: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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