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하루 순연이 방송사에도 비상을 걸었다. 12일부터 정상회담 관련 특별방송에 들어가려던 방송사들은 12일로 편성된 특집물을 대부분 다음날로 연기하고, 정규방송을 편성했다.

편성 실무자들은 11일 오후 늦게까지 다음날 방송시간을 다시 잡느라 진땀을 흘렸고, 13일 이후 방송일정을 미처 확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12일부터로 예정된 철야방송은 스포츠와 공연 중계 등으로 이어간다. 전체적으로는 15일 밤늦게까지 방송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KBS 1TV는 12일 오전6시부터 뉴스특보 ‘통일로 가는 길’과 다큐멘터리 ‘분단을 넘어 통일로 가는 길’(밤 10시) 등을 방송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대신 ‘뉴스광장’을 시작으로, ‘가요무대’와 ‘세계는 지금’ 등 정규방송을 편성했다. 밤12시55분부터 내보내려던 유로2000 축구(독일:루마니아)는 예정대로 방송한다.

MBC는 12일 오전6시부터 ‘한민족 새천년의 만남’이란 제목 아래 4시간 연속 보도특집과 특별대담, 다큐멘터리 등을 준비했으나 취소했다. 대신 ‘피자의 아침’과 ‘아주 특별한 아침’ 등 정규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특별기획 ‘평양사람, 평양생활’(밤11시5분), 북한 영화 ‘온달전’(새벽2시45분) 등 12일 밤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내보낸다.

SBS는 12일 오전6시 편성된 남북정상회담 특별기획 ‘출발! 모닝와이드―여기는 평양(1~2부)’은 북한 뉴스를 몇꼭지 더한 채, 예정대로 내보낸다. 오전7시30분부터 내보낼 남북정상회담 뉴스 특보는 하루 연기됐고, 북한 영화 ‘홍길동’ 재방송 등으로 대체편성했다.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메인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 임시 스튜디오가 설치되고, 메인 앵커들이 몰려든 임진각도 하루 더 곤욕을 치르게 됐다.

밤중에도 대낮처럼 조명을 밝힌 임진각에는 KBS가 9일부터 ‘뉴스 9’을, MBC와 SBS는 10일부터 각각 ‘뉴스데스크’와 ‘8 뉴스’ 등 메인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KBS는 정상회담 하루전인 12일까지, MBC와 SBS는 정상회담이 끝나는 15일까지 임진각에서 메인뉴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기철기자 ki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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