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6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시작함에 따라 이번 방러가 서울답방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에 나섰다.

정부는 특히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이 향후 서울답방 문제를 비롯한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방러 결과를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우선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를 논의할지 여부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지만 그동안 러시아측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왔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서울에서 가진 한.러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의 성사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하는 등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해왔다.

당시 김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 러시아 방문에 이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견)교환도 있었다'고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를 논의했음을 시사한바 있다.

정부 당국자도 '그동안 러시아측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면서 '그러한 움직임의 연장선상에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간의 회담은 서울답방 문제에도 플러스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그동안 수차례 검토됐다가 일정이 연기되곤 했다'면서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김 위원장의 보폭이 넓어진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서울답방에 앞서 이뤄지는 수순의 일환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서울답방 문제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만큼 그의 러시아 방문을 서울답방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서울답방과 직결시켜 보는 것은 성급한 논리'라면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결과를 차분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정부 당국자들의 관측을 종합해 볼 때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서울답방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플러스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통해 답방시기를 직접 가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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