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이 2일 북한에 금강산 관광대가 미납금 2200만달러를 지급함에 따라,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언제 어떤 형식으로 재개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와 북한은 지난달, 육로관광에 합의하면서 ‘이를 위한 당국 간 대화를 7월 중 개최하도록 건의’하기로 했었다. 정부와 현대아산 관계자들은 2일, “북측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대화 시기에 대해선 북측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그간 양측 간 물밑에서 오간 교감에 의하면 이달 중순은 넘기지 않을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달 중 대화가 재개될 경우, 단순히 금강산 육로관광을 협의하기 위한 실무적인 수준이 될지, 아니면 지난 3월 중단됐던 제5차 장관급회담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우리측은 남북관계를 지난 3월 이전으로 정상화시키기 위해 장관급회담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이봉조 통일정책실장은 “이달 중 5차 장관급회담이 개최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소 낙관적인 정부측 기대와는 달리, 아직 미·북 대화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측이 남북관계를 정상적인 궤도에 올리는 장관급회담에 나오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더욱이 장관급 회담이 재개될 경우, 우리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방문을 의제로 올릴 것이기 때문에 북측으로선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서 나와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측은 부담이 적은 ‘육로관광을 위한 당국 간 협상’부터 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남북대화가 미·북 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 “육로관광 협상이라도 열리면,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 모두 잘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남북을 오가는 기업인들을 통해 육로관광에 대한 북한 군부의 입장정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어, 이 협상 역시 쉽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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