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노동계급과 주민들은 이번 자연수해를 통해 수령결사옹위의 숭고한 정신을 실천으로 다시 한번 보여줬다.”

북한 주민들이 집중호우 속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구하느라 목숨을 바쳤다는 설명이다.

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중순 평안남도, 강원도, 황해북도 등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로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와중에서도 자녀와 가재도구 보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부터 건져내다가 사망한 소식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깊은 밤 잠을 자던 평남 양덕임업설계연구소 설계원 김덕찬씨는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려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홍수로 산사태가 났다는 것을 깨닫자 무엇보다 집안에 있는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초상화부터 옮겨야 한다는 생각부터 했다.

그래서 긴급히 초상화를 챙긴 뒤 몸을 피하려고 했으나 이미 때는 늦은 상황이었다.

김씨가 아내에게 초상화를 넘겨주면서 아내를 사태가 미치지 않는 곳으로 떼미는 순간 덮쳐드는 흙더미 속에 묻히고 말았다.

또한 성천군 장림노동자구에 사는 성천광산 광부 김승진씨는 집이 물속에 잠겨 온 가족이 지붕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갇힌 상황에서도 초상화 대피부터 신경을 썼다.

김승진씨는 광산 노동자들이 자신의 가족을 구출하러 가까스로 다가가자 자식보다 먼저 초상화를 넘겨줬다는 것.

성천광산 지배인 리학철씨는 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에 엄청난 수해 피해를 입었지만 우리 인민은 생사를 가르는 그 시각 자기 생명이나 재산보다도 당과 수령을 먼저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중앙통신은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는 피해지역 그 어디에나 있었다”며 “조선 인민은 수령을 위해서라면 자기의 생명도 기꺼이 바칠 줄 아는 의리 깊은 인민”이라고 강조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지난달 17일 현재 인명피해만 사망자 549명, 행방불명자 295명, 부상자 3천43명이 발생했다.

중앙통신의 보도대로라면 아마도 이들 사상자와 행불자 중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를 먼저 안전하게 옮기려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이 꽤 되는 셈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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