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비교적 ‘순수음악’ 활동을 펼치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연주회 모습./조선DB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이 8일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해방 직후인 1946년 8월8일 ’중앙교향악단’으로 창립된 이 교향악단은 북한을 대표하는 교향악단.

지금까지 가진 공연만 3천여회, 창작곡은 380여곡에 이른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8월 서울을 방문해 역사적인 공연을 갖기도 했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립교향악단은 나의 악단”이라고 부를 정도로 직접 챙기는 악단이다.

김 위원장은 군부대 시찰과 공장 및 농장 등을 찾을 때마다 이 악단의 음악을 즐겨 듣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시로 공연도 관람해 왔다.

이 때문에 이 교향악단은 ’인민군 공훈국가합창단’과 함께 북한 내 ’음악정치’의 ’양대무기’로 손꼽히기도 한다.

2000년 서울 공연에서는 태평소를 개량한 ’장새납’ 등 개량 전통악기를 양악기와 함께 편성해 민족적 색채를 강하게 가미하기도 했다.

이런 교향악단 구성을 북한에서는 ’배합관현악’, ’조선식 3관편성’으로 부른다.

관현악 ’그네뛰는 처녀’, ’아리랑’,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와 교향곡 ’피바다’, 바이올린협주곡 ’사향가’, 피아노협주곡 ’조선은 하나다’ 등이 이 교향악단이 내세우는 대표적 곡이다.

현재 지휘는 독일 베를린음악대에서 수학한 40대 초반의 젊은 지휘자 김호윤(41)씨가 맡고 있다.

그는 2002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교향악단 합동연주회에서 젊은 패기로 박진감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으며, 지난해 ’공훈예술가’ 칭호도 받았다.

한편 조선국립교향악단 전용극장인 모란봉 극장에서는 8일 창립 60주년 기념 경축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쇼스타코비치의 ’레닌그라드교향곡’, 요한 스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바그너의 ’탄호이저’ 등 외국 곡들과 교향조곡 ’선군장정의 길’, 관현악 ’문경고개’ 및 ’아리랑’,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 등이 연주됐다.

허이복 교향악단 단장은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60돌을 계기로 철학적 깊이가 있는 작품을 더 많이 창작하고 연주 수준을 부단히 높여나감으로써 새로운 비약을 이룩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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