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현 정권의 첫 주미대사를 지낸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미동맹이 弱化약화되고 있거나 와해의 길을 가고 있다”면서 “(이 정권의 수뇌부와 핵심 각료가) 외교상 禁忌금기인 ‘확성기’ 외교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대통령은 ‘북한 핵 보유에 일리 있다’고 하고 통일부 장관은 ‘북한 미사일 對處대처에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웃는 낯으로 넘기고 못들은 척했지만 결국 다 누적돼 왔다”고 했다.

클린턴행정부의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아인혼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고문도 현 정권의 ‘말과 정책’을 거론하며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에서 보여준 노무현 대통령과 측근들의 반응은 워싱턴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면서 “한국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너무 자주 북한의 ‘수석변호인’ 역할을 하고 있어 한국을 좋은 동맹으로 여기는 미국인들도 대부분 이해하기 힘들다는 심정을 갖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대북정책에서 미국이 제일 실패했다고 말한 것을 들어 “그 발언도 문제지만 (그 발언을 두둔한) 노 대통령이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면서 “동맹국 간에도 異見이견이 있는 건 당연하지만 어떻게 그것을 비공개적 통로가 아닌 신문의 題目제목으로 터뜨리게 만들 수 있느냐”고 했다.

두 전문가의 진단은 완전히 일치한다. 한미동맹에 잇따라 충격을 줘 동맹을 와해의 위기로까지 몰아넣은 것은 이 정권의 ‘입’이라는 것이다. 한 교수는 그 중에서도 ‘북한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은 자신의 안보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므로 북한의 안전만 보장해주면 그것을 포기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을 들었다.

한 교수는 이런 계단을 밟아가며 “한국은 외교 하기 불편한 상대가 됐다”면서 “지난 8월 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때 다른 7개국이 더 초대받았지만 한국은 그 자리에 초대받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이 정권의 ‘동북아 균형자론’에 관해 “한국이 중국을 미국에 대한 균형세력으로 활용하거나 중국과 연합해 일본에 대응하려 한다면 잘되면 중국에 이용당하고 잘 안 되면 중국에 대한 우리 입장만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정권 내부의 自主派자주파와 同盟派동맹파의 갈등이 외교적 난맥의 출발점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에게 自主派的자주파적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갈등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모든 것은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말이다.

사실 우리 국민은 대통령의 그 ‘자주파적 생각과 기분’ 값을 치르기 위해 2020년까지 621조원의 국방비를 稅金세금으로 조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형편이다.

한 교수가 동맹과 안보의 불안을 회복시킬 대책에 “노력해야 하지만 완전 치유는 어렵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린 이유도 이 모든 혼란과 갈등과 낭비와 消耗소모와 고립과 붕괴의 中心중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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