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전시 작전통제권의 한국군 단독행사와 관련, 합동참모본부와 주한미군사령부가 각각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독자사령부 기능을 수행하는 쪽으로 한미 양측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주한미군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달 언급한 한미 독자사령부(independent command.일명 총괄지휘사령부) 창설안에 대한 한미 간 협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벨 사령관은 지난달 13일 국회안보포럼 주최 강연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이 독자적인 작전권을 보유하고 미국이 지원역할로 전환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종 결정되지 않았지만 2개 사령부, 즉 한미가 독자적인 사령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독자사령부 창설안은 한국군의 총괄지휘사령부는 합참이, 미군의 총괄지휘사령부는 주한미군사령부가 각각 맡는 형식으로 한미 간에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두 사령부는 예하부대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각각 보유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주한미군을 총괄지휘하는 사령부가 창설되면 주한미군사령부의 위상과 지위가 변화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미 예정된 1만2천500명의 병력 감축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군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단독행사한다고 해도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한다는 것을 오는 10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발표할 로드맵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합참과 주한미군사령부가 각각의 총괄지휘사령부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사령관의 계급도 현행 그대로 대장급이 맡게 됐다. 합참의장은 의장 겸 한국군 총괄지휘사령관을, 주한미군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 겸 미군총괄지휘사령관을 각각 맡는다는 것이다.

또 합참은 한국군 총괄지휘사령부 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앞으로 ’전투 기능’을 크게 보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이와 관련, 유사시 합참의장이 각군의 전투조직을 직접 지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합참도 이에 대비해 전략기획본부에 전쟁지도 및 기획기능을 보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미는 각각의 총괄지휘사령부와 긴밀한 연합작전 및 업무협조를 위해 중간 협의체 성격의 기구로 ‘전ㆍ평시 협조본부’(가칭)를 두기로 하되, 이 본부의 기능과 역할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협의와 관련해 주한미군 철수 또는 증원전력 전개 미보장, 한미동맹 균열 등 정치권과 군 원로들이 제기하고 있는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오는 10월 SCM에서 발표될 로드맵을 보면 이런 우려가 잘못됐다는 것이 입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드맵을 작성해 나가는데 양측 실무간 호흡이 잘 조절되고 있다”면서 “주한미군 계속 주둔과 유사시 증원전력 전개 보장을 전제조건으로 로드맵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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