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의 동정을 전하는 관영 매체의 기사가 끊긴지 한달을 넘으면서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5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동정은 지난달 4일 평양의 타이어 공장을 시찰했다는 보도를 끝으로 더 이상 아무런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음날인 5일 북한은 국제사회의 만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고조되고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 위원장은 끝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때문에 그가 미사일 사태의 타개책를 찾으려고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는 설에서 공습을 겁내 은신 중이라는 등등의 소문이 무성하지만 진상은 오리무중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기일인 7월8일에도 유체를 안치한 평양 금수산 기념궁전에 대한 참배를 건너 뛰었다. 7월 중순 방북한 중국의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 일행도 이례적으로 접견하지 않았다.

공산권 전문 청취기관인 라디오 프레스(RP)에 의하면 지난 97년 김 위원장이 취임한 이래 동정 보도가 20일 이상 공백을 보인 것은 지금까지 9차례이다.

가장 길었던 때는 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직후인 2003년 2월부터 4월까지의 약 50일간. 돌발 행동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직후 장기 잠적한 점이 이번과 아주 유사하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잠적이 내외 정세의 악화에 따른 '신변 위험'을 피해서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반면 유엔 안보리의 비난결의안 채택 등 미사일 발사 감행 이후의 움직임을 재점검, 다음 카드를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과거 자주 나왔던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도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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