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고문이 4일 정부의 외교, 안보정책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조 고문이 7.26 재.보궐선거 당선인사차 상도동 사저로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한자리에서 두 사람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기 등에 대해 “외교·안보정책이 잘못되면 나라가 큰 일(YS)” , “외교, 안보상 잘못은 돌이킬 수 없다(조 고문)”며 정부를 질타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군만으로 북한을 막지 못한다”며 “20-30년 후에 한국이 얼마나 강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전시 작통권을 이양받을 능력이 없다”고 주장한 뒤 “상징적으로 미군이 있다는 것이 북한의 남침을 막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꿈에도 적화통일 생각뿐으로, 김일성도 그랬고 김정일도 그랬다”며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해서 얻은 게 뭐냐. 노무현(盧武鉉)이나 김대중도 큰 죄를 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조 고문은 “전시 작통권 환수는 대단히 위태로운 생각으로 작통권을 환수하면 한미연합사가 해체돼 한미동맹(의 훼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 정부는 국민이 걱정할까봐 새벽에 대책회의를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이어 7.26 재·보선 결과, 김병준(金秉準) 교육부총리 사퇴파문 등을 거론하면서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문제삼았다.

김 전 대통령은 “(조 고문의 당선으로) 대통령 탄핵이 옳았다고 국민이 증명해준 것 같다”고 평가한 뒤 “(노 대통령은) 더욱 실패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 고문은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워낙 못해서 그런 것 같다”며 “최근 교육부총리 임명 사태만 보더라도 잘못한게 없다고 하면서 언론이나 야당이 부당하게 비판하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고문은 이어 김 전 대통령에게 인사동 ‘필방’에서 구입한 서예도구를 선물했고 김 전 대통령은 사저 접견실 벽에 걸린 서예 액자를 가리키며 “세상을 부끄러움없이 당당히 살아간다는 뜻으로 조 의원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한편 조 고문의 선친인 유석 조병옥(趙炳玉) 박사와 김 전 대통령은 구 민주당 구파 출신으로 김 전 대통령은 조병옥 박사 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