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여 명의 교사를 회원으로 가지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운동 방향과 투쟁 내용 등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핵심 인물은 8~10명 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사실상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 산하의 핵심부서인 사무처, 정책실, 통일위원회, 조직국 등에 포진해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2일 “현 집행부 내 8~10명이 전교조의 모든 투쟁활동을 사실상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해직 교사나 학생 운동권 출신이다. 이 관계자는 “과격하게 이념화된 소수의 그룹이 전교조를 사실상 사유화하고 있으며 대다수 전교조 교사와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조직표상으로는 전국 대의원회와 중앙집행위원회가 최고의 의사결정기구이지만, 실제로는 조희주 전 부위원장, 김재석 부위원장, 이을재 교육희망(전교조가 펴내는 주간 신문) 편집실장, 윤희찬 조직국장 등이 장혜옥 위원장보다 영향력이 센 최고 실세 그룹으로 꼽힌다.

이어 이현 정책기획국장, 조남규 정책위원, 장인권 사무처장, 이민숙 대변인, 박미자 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30~40대 그룹으로 투쟁이론 등을 제공하는 주요 이데올로그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300명 안팎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교찾사’(교육과 노동을 찾는 사람들) 서클 멤버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이부영·이수호·이수일 전 위원장 등 소위 명망가 그룹과 16개 시도 지부장 등이 일정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 집행부와 경쟁세력인 이장원 전 정책실장, 유상덕 전 수석부위원장, 김민곤 전 부위원장 등도 일정 지분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논란이 되는 이슈수업 자료나 교사연수 자료는 정책실과 통일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전교조 집행부는 6·25전쟁이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FTA(자유무역협정) 등 사회적 이슈가 나올 때마다 수업 자료집을 만들어 이를 일선 학교에 제공한다. 자료집에는 노골적인 반미(反美), 친북(親北) 내용이 포함돼 있고, 학생들에게 기득권에 대한 분노를 심어주는 것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결국 전교조 집행부가 이루려는 것은 학생들을 의식화시키는 것이며, 이슈수업은 그 방법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이념적 편향성에 대한 여론의 싸늘한 시선에다, 조합원 수 감소와 젊은 교사들이 가입 기피 등으로 전교조 내부에서도 위기 의식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양근만기자 (카페)stud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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