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최고위원

한나라당 정형근 최고위원은 2일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 아들·딸은 어머니가 김현희라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고, 그리고 이것 때문에 김현희씨가 괴로워하는 굉장히 슬픈 사연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현희씨는 경기도 서쪽 접경 변두리에 꼭꼭 숨어있고 외출할 때도 (얼굴을) 안 나타내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87년 북한의 KAL기 폭파 테러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국 단장으로 이 사건 수사를 지휘했었다.

정 위원은 국정원 과거사위가 ‘KAL기 사건이 조작은 아니지만, 김현희를 빨리 압송하려 하는 등 대선에 이용하려 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그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을 검거해 데려오는 과정에는 국정원(당시 안기부) 뿐 아니라 외교부 등 모든 관계기관이 동원됐다”며 “그 수사도 굉장히 난항을 거듭했다”고 했다.

김현희씨 관련, 그는 “이제 김현희씨를 너무 괴롭혀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김씨는 자식만은 안전하게 제대로 키우자는 생각에 몰두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씨는 어떤 외부 접촉이나 연락도 거부하고 있으며, 많이 시달린 탓에 심적으로 초췌해져 있다고도 했다.

김씨는 지난 1997년 국정원 직원인 정모씨와 결혼해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결혼식은 경주 보문 단지의 한 호텔에서 열렸고, 시댁인 경주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한편 북한의 위폐 문제에 대해선 “북한이 미 달러를 위조하는 것은 맞지만 중국 위엔화와 일본 엔화도 위조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고 과장된 얘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지도층이 혼자 쓸 수 있는 돈은 스위스 등에 예치된 50억 달러 정도인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4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씨와 관련, “북한 후계구도에 아직 큰 영향력은 미치지 않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아직 후계구도를 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안용현기자 justic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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