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6일 울산시 남구 울산항 6부두에서 북한에 지원될 요소비료가 선적되고 있다. 이 선박은 7일 오후 북한 해주로 출항하였다./연합자료사진

대남비난 강화 속 쌀·비료지원 거부 비판

북한이 쌀과 비료 지원을 거부한 남측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여전히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11일 부산에서 열린 제19차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식량 및 비료지원을 연계함으로써 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은 잇따른 반발 조치를 내놓았으며 단체나 언론매체를 통한 대남 비난 공세를 강화하면서 계속해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북한은 남측의 쌀.비료지원 거부에 반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중단 조치를 취한 데 이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건설현장의 인력을 사실상 추방했다.

게다가 비록 수해 때문이기는 하지만 민간급 행사인 8.15통일 축전까지 취소했다.

또 북한은 대한적십자사의 수해복구 지원 제안에 대해 국제적십자연맹(IFRC)을 통해 거부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남한에 대한 불만이 상당함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대남 비난공세를 펼치면서 ’선군(先軍)의 남한 보호’ 주장과 남측의 인도적 지원 거부를 빼놓지 않고 언급하고 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미군기지 오염비용 부담 문제를 거론하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우리(북)가 선군(先軍)으로 남조선을 보호해주는 데 대해서는 이성을 잃고 걸고 들며 인도적 지원마저 차단한 자들이 미국에 대해서는 항변 한마디 못하고 오히려 엄청난 혈세를 그 뒤처리에 처넣는 것과 같은 시라소니짓(못난짓)을 한 것”이라며 남한 당국을 겨냥했다.

또 노동신문은 2일 “우리가 선군으로 남조선도 포함한 전민족의 안전을 보호해주는 문제에 대해서는 악의에 차서 걸고 들며 반공화국(반북) 소동을 벌리다 못해 몇 푼 되지도 않던 인도주의적 지원마저도 차단하는 자들이 외세 앞에서는 비굴하게 놀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대미 굴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에게서 줏대 있고 존엄 있는 행동을 바랄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똑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와 함께 북한은 최근 을지 포커스렌즈 훈련과 아리랑2호 위성 발사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는 장관급회담에서 체면 불구하고 쌀과 비료지원을 요청했으나 남측이 거부한 데 따른 강한 불쾌감의 표시로 풀이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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