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대사에 미국통 류사오밍 내정

중국 외교부는 북한 주재 신임 대사에 중국 외교부 내의 미국통인 류샤오밍(劉曉明·사진) 현 간쑤(甘肅)성 성장조리(省長助理)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부 사정에 밝은 서울 외교가 소식통에 따르면, 류샤오밍은 미 보스턴의 터프스대학 플레처스쿨에서 국제정치학 석사를 받고 주로 주미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해온 미국통 외교관으로, 중국이 북한 주재 대사에 미국전문가를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가 미국에서 공부한 외교관을 평양주재 대사에 내정한 것은 중국이 중국외교의 최대 현안인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대북한 외교의 기조를 전면 수정, 지금까지 최대의 사회주의 동맹국이자 선린우호국이던 북한과의 관계를 중·미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주북한 대사에 차오쭝화이(喬宗淮·62)·왕궈장(王國章·69)과 지난 2001년부터 평양에서 근무해온 현 우둥허(武東和·66) 대사 등 부부장(副部長)급 원로 외교관을 파견해왔으며, 중국이 1956년생으로 올해 50세의 한국전 이후 세대를 평양 주재 대사로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 우둥허 대사의 후임으로 내정된 류샤오밍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출신으로, 1974년 다롄(大連) 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1983년에 플레처 스쿨에서 국제관계학 석사를 받은 뒤 주로 주미 중국대사관과 외교부 본부의 북미·대양주(北美·大洋洲)국에서 근무해왔으며,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주미 중국대사관 공사를 지내다가 주이집트 대사를 거쳐 지난 2003년부터 간쑤성 성장조리로 성정부의 대외관계를 전담해왔다.

중국 외교부는 외교관을 지방정부의 대외관계 담당 관리로 근무하게 하는 관례를 갖고 있으며 리빈(李濱) 전 주한 중국대사는 현재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의 부시장 겸 당위원회 부서기로 시의 대외관계를 전담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현 우둥허 북한대사의 후임으로 젊은 미국전문가를 내정한 것은 현재 일본통인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지휘하고 있는 외교라인을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과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책임자인 류화추(劉華秋)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 전문가 그룹으로 교체하려는 흐름의 일환인 것으로 전해졌다./박승준 전문기자 sj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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