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선군정치 자료로 교실 환경미화 권장”
서울지부, 지난 3월 홈페이지에 올려



◇ 선군정치 포스터

전교조 서울지부 통일위원회가 각급 학교의 환경미화게시물로 권장한 북한의 선군정치 포스터. 선군정치는 1990년대 후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경제시스템 붕괴를 타개하기 위해 군부(軍部)에 의존하면서 시작된 정치 슬로건이다. 그러나 전교조는 이런 설명없이‘군인을 앞세우는 정치’라고만 해석을 달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산지부가 북한 주체사관 역사책을 그대로 베낀 ‘통일자료집’을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교조 서울지부가 올해 초 ‘선군(先軍)정치’를 옹호하는 북한의 정치 포스터 등을 초·중·고 각급 학교 환경미화용으로 권장하고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지난 3월 12일 홈페이지에 올린 “학급게시물 중 ‘통일란’ 설치를 권장하는 학교가 많은데 통일란 게시교육에 참고할 만한 사진을 올린다”며 25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게시물 아래에는 전교조측에서 붙인 설명을 달았다. 게시물은 서울지부 통일위원회가 올린 것으로 되어 있다.

전교조의 통일 환경미화 권장사진 중 한 사진은 북한의 포스터를 그대로 옮겨 왔다. 소총을 든 남녀군인 3명이 결의를 다지는 모습 아래 ‘선군정치의 위대한 승리 만세’라고 적혀 있었다. 전교조는 포스터 아래 ‘이북의 정치포스터’라고 소개하며 “선군정치는 군인을 앞세우는 정치라는 뜻”이라고 적었다.


◇ 남침 언급 없이
6·25 관련 사진. 전교조는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미군헌병 완장을 찬 군인과 북한군의 사진을 고른 뒤, 한국전쟁을 내전과 국제전의 성격이 합쳐진 참혹한 전쟁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이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6·25 전쟁 관련 사진도 있었다. 미군 헌병 완장을 찬 군인과 북한군으로 보이는 인물이 군사분계선 표지판이 세워진 철조망 아래에서 대치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전교조는 사진 아래에 “1945년 외세(外勢)가 한반도의 허리를 북위 38선으로 잘랐다”고 적었다. 6·25 전쟁이 북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적혀 있지 않았다.

또 “원한의 38선은 우리 민족에게 분단이라는 대재앙을 가져왔고, 분단을 극복하지 않고는 민족적 발전과 평화 번영을 결코 실현할 수 없다는 냉엄한 진실을 가르쳐주고 있다”며 “이 사진은 마치 영화장면같이 느껴지는데 자세한 출처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4년 4월 폭발 사고를 당한 뒤 대한적십자사와 해외동포들의 힘으로 복구된 북한 룡천소학교 사진도 있었다. 25장의 사진 중 북한 인권 참상을 드러내는 사진은 없었다.

앞서 전교조 부산지부는 ‘주체사관 통일자료집’에 대해 “북한의 역사관을 알아보기 위한 세미나 자료였을 뿐 학생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자료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었다. 전교조 서울지부 한 관계자는 친북 성향의 환경미화물 논란에 대해 “선군정치 포스터를 보고 북한을 살기좋은 사회라 생각하는 학생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정훈기자 runto@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