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홍수 피해 때문에 다음달 14일 시작해 10월 말까지 하려한 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을 취소했다.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재미동포전국연합회의 윤길상 회장도 28일 북한 유엔대표부로부터 “금년 아리랑 공연은 홍수 피해로 취소하는 대신 2007년 봄 축전 때부터 다시 공연할 계획”이라고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아리랑 공연은 평양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에서 열린다. 그런데 조선신보는 지난 28일 능라도 유원지가 물에 잠겨 수천t의 감탕(진흙)과 나무토막들, 각종 오물에 묻혔다고 전했다.

아리랑은 북한이 연인원 10만명 출연의 대규모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공연으로, 선군정치 등 체제선전 요소도 많이 담고 있다.

지난해에는 8월 14일부터 10월 말까지 60여 회, 총 220여만 명이 관람했다. 남한 관람객 7300여 명을 포함해 2만명의 외국인이 관람했을 경우, 북한은 순수 공연 수입만 적어도 300만달러(2만명×150달러 안팎) 정도라 할 수 있다.

여기에다 항공료, 숙식비 등까지 포함할 경우 아리랑 공연 취소에 따른 북한의 손실액은 수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아리랑 공연을 위해 3월 초부터 매일 2시간씩 학생들을 연습시키는 등 많은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북한 매체는 아직 아리랑 공연 취소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고, 정부 당국자들도 “정보를 입수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 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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