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납북 외국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칸타티 수파몽콘 태국 외무장관은 이날 ARF 오전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과 백남순 북한 외무상 등 26개국 외교장관이 참석한 ARF에서 납북 외국인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칸타티 장관은 ARF에서 “나는 실종자 문제에 대해 일본을 지지하며 일본과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태국 역시 실종자가 1명이 있다. 나는 북한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일본 국적자 13명이 70~80년대에 북한요원에 의해 북한으로 납치되거나 유인됐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일본은 납북된 자국인은 16명이며 이중 5명이 일본으로 송환됐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노차 판조이라는 태국 여성 역시 1978년 5월 마카오에서 납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태국 정부는 그녀를 ’실종자’로 취급하고 있다.

칸타티 장관은 자신의 문제 제기에 백남순 외상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ARF 때 북한과 태국이 양자회담을 해 이 문제를 논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칸타티 장관은 “우리는 태국 국적의 그 여성을 납북자가 아닌 실종자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북한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그녀의 가족이 그녀를 만날 수 있게 허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협조를 하지 않는다면, 태국 국민 보호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노차 판조이라는 태국 여성은 작년에 북한의 태국 여성 납치설을 제기한 탈북 주한미군 찰스 젱킨스(65)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졌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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