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내 양자대화시 北 성의표명이 전제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전 국무부 부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인 현 시점에서 북·미 직접대화가 적절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우선 일정한 기간을 두고,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미 대화를 하고 북한이 성의를 보이면 6자회담 틀 밖에서 직접대화를 실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對北) 온건파로 1기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아미티지는 28일 발행된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과의 회견에서 “핵과 미사일, 재래식 무기 문제 등 모든 문제를 일괄 해결하는 포괄적 접근을 미국은 추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동시에 동북 아시아의 미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며 “지상배치형요격미사일인 PAC3를 (오키나와에) 배치하기로 결정했지만 새로운 함선 등을 파견함으로써 북한에 ’즉각 전쟁에 패하게 될 것’으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북한의 미사일발사 의도에 대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 몰두해 있다고 판단, 자기들에게 관심을 향하도록 하기위해 미사일 발사라는 수단에 호소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 내의 풍향을 조금 잘못 읽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노무현 정권의 대북 정책에 대해 야당 등의 반대 의견이 나오는 등 미묘한 변화가 보이고 있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이산가족 상봉을 중단한 것도 그렇게 하면 한국이 다시 접근, 식량과 기름을 지원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의 일부 각료들이 제기한 ’적 기지 공격론’에 대해 “그런 논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같은 것을 미국에서 도입해도 좋고 일본이 독자 개발해도 좋다”고 말했다.

또 미·일 동맹의 전망에 대해서는 “양국 동맹의 방식을 모색하는 이른바 ’아미티지 보고서 2’를 오는 9월20일 자민당 총재선거 1주일 전에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고서에는 일본이 미국과의 정보공유를 강화하고 해외에서 해군전력을 증강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되며, 그 일환으로 이지스함의 후계함인 CGX(차세대 고성능순양함) 등의 공동개발 방안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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