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지난해 10년 만의 풍작..부족분 90만t”

북한의 7-8월 날씨가 좋아 농작물 생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더라도 83만t의 곡물 부족분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6월까지 북한은 평년을 웃도는 양의 수확을 거두고 곡물 파종도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졌다며 “7-8월 정상적인 날씨가 계속된다면 올해 395만t의 곡물을 생산할 수 있지만 그래도 83만t 정도의 곡물 부족분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북한이 10년 만의 풍년으로 알려진 작년과 같은 ’가장 낙관적인 조건’을 전제할 경우 최대 410만t의 곡물을 수확할 수 있지만 여전히 72만t이 부족할 것이라며 “북한은 올해 풍작을 거두더라도 대규모 식량 부족현상과 만성적인 식량안보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수해가 발생함에 따라 실제 수확량은 FAO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위성촬영과 강수량 집계, 비료 및 종자 공급량, 가용 노동력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북한이 390만t의 곡물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4년(360만t)에 비해 8% 증가한 수치이자 1995년 이래 최대의 풍작이다.

북한은 지난해 이 같은 풍작에도 불구하고 90만t의 곡물 부족분이 발생해 남한과 중국으로부터 29만t을 지원받고 10만t을 외부에서 구입했다.

그 결과 7월 현재 곡물 부족분은 50만t 정도로, 이는 북한이 남한에 요구한 쌀 차관 50만t과 정확히 일치하는 수치다.

보고서는 이어 “부족분이 모두 공급되더라도 북한 주민 한 사람의 연간 곡물 섭취량은 국제 영양섭취 기준을 못 미치는 연간 160㎏ 수준”이라며 “북한 당국이 연내 60만t의 곡물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1인당 곡물 섭취량은 140㎏로 떨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정원 충남대 교수(소비자생활정보학)는 남한에서는 2001년 1인당 평균 192㎏의 곡물(쌀 78㎏ 포함)을 소비했다면서 “당시 남한에서 곡물을 포함해 하루 1.2㎏의 음식물을 섭취한 것을 감안하면 북한 주민의 영양섭취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FAO는 지난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지원한 식량이 108만t으로 23% 증가했다며 이는 110만t의 식량을 지원받은 에티오피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1995년부터 북한에서 곡물 및 식량 공급평가(CFSAM)를 계속했으나 지난해에는 북한 당국의 요청이 없어 실시하지 못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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