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급·철도 등 사회기반시설 붕괴
대동강 범람으로 릉라도·옥류관 등 물에 잠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7월 중순 내린 집중호우로 평양 릉라도와 연결돼 있는 반월도지구가 물에 잠겼다. 릉라도 유원지에서는 대동강의 범람으로 1천200여 그루의 나무가 넘어지고 반월도 수영장 등 도로 관련 시설은 강물에 의해 밀려내려온 수천t의 감탕과 나무토막들, 각종 오물에 묻혔다. /연합

많은 양의 비를 뿌린 올해 장마가 북한의 수도 평양에도 큰 피해를 입히며 ’직격탄’을 날렸다.

북한이 구체적인 피해규모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복구상황 등을 소개하는 언론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장맛비로 ’혁명의 수도’라는 평양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음을 알 수 있다.
치명적인 피해는 도시를 떠받치고 있는 인프라 부분의 손실.

평양방송은 24일 평양시의 피해를 전하면서 “수많은 양수장이 물에 잠겼고 물길(수로), 강·하천 둑, 관개구조물, 생산용 건물과 전력공급망이 파괴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전력공급망 관련 시설이 파괴된 것은 가뜩이나 전력공급이 부족한 북한의 실정에 비춰볼 때 평양시민들의 큰 불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다 교통망이 열악한 상황에서 철로 피해도 평양시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평양방송은 21일 평양철도국의 복구활동과 관련, “유실된 철길 노반을 다시 쌓는 것과 함께 사태로 내려온 토량을 쳐내고 넘어진 전주와 통신선 전주들을 일으켜 세울 뿐 아니라 철다리들의 기둥을 세우는 사업도 힘있게 내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공급 및 교통시설 등 사회기반시설 붕괴와 더불어 이번 장마철 호우로 물이 불어 대동강 둑 곳곳이 터져나간 것도 큰 피해.

평양방송은 “중구역에서는 주민들이 떨쳐나 윤전기재(운송장비)와 마대를 동원해서 대동강 둑의 물이 넘어나지 못하게 대책을 세웠다”고 전했다.


◇평양의 옥류관/연합자료사진

대동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둑이 붕괴된 것은 인근 지역 주민과 각종 시설의 피해로 이어졌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8일 “예년에 없는 강한 폭우로 대동강변의 릉라도와 연결된 반월도 지구가 물에 잠기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릉라도 유원지에서는 1천200여 그루의 나무가 넘어지고 반월도 수영장을 비롯한 주변의 도로와 관련 시설이 물에 잠겼으며 강물에 의해 밀려내려온 수천t의 감탕과 나무토막, 각종 오물에 묻히는 등 적지 않은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릉라도는 내달부터 열리는 집단체조 ’아리랑’의 공연장인 5.1경기장이 위치한 곳이어서 공연이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은 최근 소식지에서 “평양시에서는 이번 폭우로 대동강이 넘쳐 평양 옥류관까지 물이 들어찰 정도였다”고 평양시내 비 피해의 심각성을 전했다.

장마철 많은 비는 평양시내 인프라뿐 아니라 각종 산업피해로 번지면서 앞으로 경제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방송은 28일 평양시 강동군의 피해복구소식을 소개하면서 “목재일용품공장과 철재일용품공장 등에서는 큰물로 인해 대부분의 생산면적이 물에 잠겼던 조건에서 감탕(진흙)을 없애기 위한 사업을 벌이는 한편 전동기와 나무를 비롯한 생산용 설비와 자재를 되살려 쓰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평양시민들에게 공급할 채소와 고기 등을 생산하는 강동군, 강남군, 순안구역, 삼석구역 등의 협동농장에서는 농작물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어 평양시 농촌경리위원회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복구에 나섰지만 원상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북한 전역의 피해가 심각하고 수도인 평양도 예외가 아니다”며 “평양시에서 외지로 나가는 버스는 단 1대만 운행하고 있는 등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