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백남순 외무상은 27일 6자 회담 재개 등 현안에 대해 "사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외무상은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 국회의사당에서 아세안 확대외교장관회담(아세안 회원국+10개국)에 참가한 외교장관들이 말레이시아 압둘라 바다위 총리를 예방하는 자리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하고 "잠자고 봅시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그는 그러나 미국 주도로 추진되는 '북한을 제외한 8자회동'에 대해 "그러면 그 사람들하고 잘 하라고 그래"라고 말해 불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백 외무상은 바다위 총리를 예방하는 자리에서 잠시 '조우'했지만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반 장관은 기자와 만나 백 외무상과 악수를 나눴다고 전하면서 "별로 얘기를 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남북 외무장관회담에 대해서는 "내일쯤 만날 수도 있다. 두고 보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미 양자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며 "백 외무상이 관심을 크게 쓰는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압둘라 총리 예방에는 중국의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 백 외무성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었으나 백 외무상을 사실상 외면한 채 대화를 나누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회담장을 다녀온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앞서 백 외무상을 수행하고 있는 정성일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공항에서 "계속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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