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시비꾼들은 배은망덕한 짓을 그만두고 선군정치에 고맙다고 절을 해야 한다.”

27일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 최근호(7.22)는 지난 11일 부산에서 열린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측 단장이 “남조선도 선군의 덕을 보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 남한 정계와 언론계에서 ’선군정치’에 대해 시비하는 ’망언’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북측 단장의 선군정치 발언을 남측이 비난하고 있는 것은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한 고의적인 생주정 외에 다른 아무 것도 아니다”면서 “미국의 침략전쟁을 실제로 억제하고 있는 공화국의 선군정치는 온 민족의 안녕을 지켜주는 위대한 애족의 정치”라고 역설했다.

신문은 “미국은 상대가 힘이 강하면 대화를 하고 힘이 약하면 군사적 공격으로 짓뭉개버리는 횡포한 나라”라며 “만일 공화국의 군사력이 약했다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보다 먼저 공화국을 침공함으로써 이 땅은 열번도 더 참혹한 전쟁의 재난에 휩싸이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쟁이 일어나면 남조선이라고 해서 결코 무사할 수가 없고 조선반도는 크지 않은 땅덩어리이며 미국은 자비를 모르는 야수의 나라”라면서 “선군의 덕을 보는 것은 북과 남의 온 겨레”라고 거듭 강변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21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때 남한이 입을 피해를 거론하면서 “저들의 운명까지 지켜주는 우리의 선군에 대해 문제시하는 남측의 정세판단이야말로 현실인식이 결여된 유치하고 시대착오적인 오판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19일 노동신문은 “미제의 전쟁 책동으로 정세가 폭발 직전에 이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남조선에서 재벌과 중소기업들의 경제활동은 지장없이 진행돼 왔다”며 “전쟁으로 모든 것이 뒤죽박죽 됐다면 남쪽에서 지금과 같은 정치활동, 신앙생활, 학업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라고 ’선군의 덕’을 강조했다.

북한이 남쪽에서는 한갓 ’웃음꺼리’로 밖에 되지 않는 이 같은 주장을 연일 펴고 있는 것은 단순한 대외용 발언이거나 내부적으로 군사력 강화의 당위성을 선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 지도부의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북소식통들과 탈북자들은 “남쪽에서는 시대착오적이고 구태의연하게 들리겠지만 실제 북한 지도층과 주민들은 북한의 강력한 군사력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반도라는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북한의 강력한 군사력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지 못한다는 인식은 자연스레 남한도 선군정치의 덕을 보고 있다는 논리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식 논리와 잣대로 남한사회를 들여다보는 이 같은 시각은 오히려 남쪽의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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