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군정치는 주체혁명 완성” 北주장 그대로 실어
일반 게시판엔 “김일성 주석 노작 연구해야” 글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각 지부 홈페이지에 북한 찬양글이 버젓이 게재돼 있는 것으로 26일 드러났다.

본지 확인 결과, 부산지부는 물론 전교조 본부 홈페이지를 비롯해 전국 각 지부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게재된 글 가운데 친북 성향의 글 혹은 북한 원전을 그대로 전재한 글이 한둘이 아니었다.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게시판에 “김일성 주석의 노작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민족자주권 수호차원에서 봐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북한 주장 그대로 실어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글이 도처에서 눈에 띄었다.

전교조 경북지부 통일위원회 자료실에 올려진 ‘한반도 핵문제 교양백서(2005)’에는 “선군정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원한 수령’인 김일성 주석이 개척하고 전진시킨 주체혁명위업의 완성을 목표로 하는 정치방식”이라는 ‘정세동향’(2004)의 주장이 그대로 실려 있다.

또 “미국이 인위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있으며, 북에 대한 고립과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는 북·미 간의 문제” “이북의 핵무기 보유 및 증산을 민족자주권 수호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담겨 있다.

◆노골적인 전재도

경남지부 통일위원회 홈페이지는 “반미반전 평화투쟁을 조직전개하고 이를 주한미군 철수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국가보안법을 완전 폐지시키고, 친미수구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한 민주개혁 투쟁을 완강하게 벌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지부 자료실에 올려진 통일일꾼수련회 자료집은 2004년 남북유화 분위기에 대해 “북한이 몇 년간의 대가뭄, 대홍수로 이어진 역경을 딛고 발사한 우주발사체 때문”이라고 적고 있다.

◆투쟁 선동하는 글도

전교조 경기지부 홈페이지의 이야기마당 게시판에 ‘통일바라기’란 ID로 지난해 9월 28일에 게재된 이 글의 제목은 ‘자주적 민주정권, 전민항쟁, 그리고 통일전선운동’이다.

이 글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미제의 식민지 지배와 그로 인해 강요된 조국의 분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주적 민주정권(북한을 지칭)’ 건설을 위한 실현과제로 ‘김일성 주석의 노작을 연구할 것, 이북에서 발간된 ‘불멸의 력사’ 총서 등 자료를 볼 것, 진보세력과 중간층세력을 총망라한 통일전선조직을 건설할 것, 투쟁을 통해 인민대중을 각성시킬 것…’ 등을 주문하고 있다.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 글은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홈페이지에 그대로 떠 있다.

이 게시판에는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이라는 재미학자의 논문을 전재, 북한의 연방제 통일을 지지하고 있다.

“연방제 통일국가 건설에 합의하여 통일전선정부를 세우는 것은 세계정치사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전혀 새로운 형태와 내용의 정부를 창조하는 대사변이다.”


이 글 역시 지난해 7월 28일에 올린 이래 26일 현재 여전히 게재돼 있다. ‘통일바라기’란 ID로 게재된 이 글은 경기지부뿐 아니라 경남지부, 대전지부에도 똑같이 게재돼 있다.

유석춘(51)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사들이 북한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 수는 있지만, 북한의 주장을 여과 없이 추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교사들이 편향된 시각을 갖게 되면 그게 바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란희기자 rhpark@chosun.com
/박수찬기자 soo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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