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안보체 등 기구 결성 논의는 이른 것 같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26일 “8자 또는 9자 회동이 성사될 경우 동북아 안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 식당에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을 갖기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한 6자회담 참가국 회동에 불참할 경우 대안으로 추진 중인 8,9자 회동 구상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한국과 미국, 중국 등은 이번 ARF 회의기간 북한이 6자 외교장관 회동에 나오지 않을 경우 6자회담 참가국에 말레이시아, 호주, 캐나다 등이 추가로 참여하는 8자 또는 9자 외교장관 회동을 추진 중이다.

힐 차관보는 “아세안의 성공을 볼때 안보면에서 동남아와 동북아는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면서 “동북아에는 한·일, 중·일간 문제, 북한문제 등이 있는 만큼 안보문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그는 ‘8,9자 회동을 통해 동북아 다자안보체 설립 논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기구 결성을 논의하기는 좀 이른 것 같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전체적인 동북아의 안보문제를 논의하고 안보증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8,9자 회동의 취지에 대해 “북한은 6자회담에 나오지 않으면서 현재 다자간 논의를 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을 소외시키는 것을 원치 않기에 관련국들이 모여서 동북아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여러 구상들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북한을 9자 회동에 초청한 것이 아니라 6자회동에 초청했다”며 북한의 6자회동 참가에 대한 희망을 피력하면서도 “북한이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쿠알라룸푸르=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