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군 고위간부 대거 참석해 전승기념행사 열어

북한이 26일 ’조국해방전쟁 승리’(정전협정) 53돌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갖고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의 사태 전개와 관련한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혔다.

북한은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의 보고를 통해 “미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라는 것을 채택하도록 해 극히 위험천만한 사태가 조성됐다”며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김 부장의 보고 내용은 지난 16일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 채택 직후 발표된 외무성 성명과 동일한 맥락이지만 미국 등에 대한 강경대응 행보가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장은 “유엔은 물론 그 누구도 우리를 지켜줄 수 없다”면서 ’자위적 전쟁억제력 강화’를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하며 일본 군국주의 세력도 반공화국(반북) 적대시 책동이 초래할 자멸적 후과(결과)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도 날렸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스스로 선택한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고수해 나가는데서 절대로 원칙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보고는 또한 북한이 향후 전개될 엄중한 국제정세 속에서 선군정치로 정면돌파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부장은 “오늘의 준엄한 정세는 선군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김정일 동지의 선군혁명 영도를 높이 받들고 반미대결전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탕이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총알이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이 오늘의 우리나라 현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날 보고에서는 북한 주민들을 다잡는 발언도 나왔다.

김 부장은 “일심단결은 선군혁명의 천하지대본이며 필승의 보검”이라며 “현 정세의 요구에 맞게 사상교양 사업을 결정적으로 강화해 당원과 근로자들을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으로 튼튼히 무장시키자”고 촉구했다.

한편 3년 만에 열린 이날 보고대회에는 5주년, 10주년 등 소위 ’꺾이는 해’가 아닌 해에 열린데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날 보고대회에 참석하지 않아 미사일 발사 전날인 4일부터 이날까지 22일째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