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는 7월 20일 오후 8시 뉴스에서 집중호우로 모래와 석비례에 묻힌 강원도 금강군 농경지의 모습을 내보냈다. 중앙TV는 이번 집중호우로 금강군에서만 수백여 정보(1정보는 3천평)의 농경지가 침수되거나 모래와 석비례에 파묻혔다고 전했다. 또 주택이 무너지고 전력이 중단됐으며 다리와 도로, 수로와 둑이 파괴됐다고 소개했다./연합사진자료

이달 중순 북한 대동강 상류지역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로 평남 양덕군에서 70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14일 오전 6시부터 15일 오전 6시까지 무려 495mm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집이 무너졌거나 16일 새벽 양덕군 양덕읍 일부를 덮친 산사태로 순식간에 300여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실종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산사태가 일어난 시점이 새벽이어서 주민들은 잠자리에 들어 있었고 대피명령조차 제때에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호우로 철도역 부근은 산사태로 완전히 흙더미에 파묻혔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양덕군은 산세가 험한 산악지대로 인민군 특수기지와 동해지구 유류탱크가 배치돼 있는 지역이다.

이번 산사태로 인민군 유류탱크와 인민군 특수부대 막사도 모두 파괴되거나 매몰되고 무기고까지 유실돼 양덕군은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비상지역’으로 선포됐다.

양덕역에는 강원도와 함경도를 오가는 철로와 도로가 있어 이곳이 막히면 동해선의 모든 철길과 도로가 마비된다.

최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 나온 한 북한 관리는 “평양 시민 3000명과 철도 전문가 50명이 긴급 편성돼 양덕군에 파견됐다”며 “평양 시민이 긴급구조에 동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양덕군에 인접한 평남 신양군과 성천군, 함남 요덕·고원군 일대에도 집중호우로 도로가 유실되고 주민들이 급류에 실종되는 사례가 있었지만 양덕처럼 수백 명이 목숨을 잃는 대형 사고는 없었다고 한다./강철환기자 nk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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