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유 상업은행인 중국은행(Bank of China·BOC)이 북한의 미 달러화 위조 및 돈세탁 문제와 관련, 마카오 지점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계좌가 동결돼 미·북 간 갈등이 초래됐지만, 중국 본토의 대형 은행이 북한 계좌를 동결한 것은 처음 알려진 일이다.

문제가 된 BOC 마카오 지점은 2000년 국가정보원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2억 달러를 송금했던 곳이다. 당시 국정원은 북한 대성은행 명의의 계좌로 돈을 보냈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중국은 교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금융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불투명한 계좌를 정리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앞서 15일부터 워싱턴을 방문했던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미국의 전직 고위 관계자도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중국과 북한의 갈등에는 이 문제도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의원은 “북한은 마카오 계좌가 동결된 후 인근 중국 주하이(珠海) 소재 은행들로 계좌를 옮겼다”며 “미국이 BOC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워싱턴에서 북한이 미국 달러뿐 아니라, 중국 인민폐도 위조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며 “중국도 북한의 화폐 위조 및 돈세탁에 대해서는 규제를 가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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