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국무, 아시아 대표언론과 인터뷰… 한국선 본지 단독참석
ARF회의서 6者 만난다면 참석 북한과 대화는 6자틀내서 가능
한국은 北이 核무기 개발 못하게 북한에 지렛대(영향력) 사용해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각) “북한은 전적으로 무책임하고(completely irre sponsible) 위험한(dangerous) 국가”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의 지난 5일 미사일 발사를 거론하며, “그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모든 다른 방향으로 미사일을 마구 쏘았다”면서 “그들 자신이 핵무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합은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모든 파트너들에게 북한의 어떤 접촉도, 북한에 대해 가진 어떤 영향력(leverage)도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나서도록 하는 데 사용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모두가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사용할 필요가 정말로 있다”고 거듭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또 유엔안보리의 대북결의는 “매우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결의”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가 요구하는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다음에 취할 조치들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해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강화할 뜻을 밝혔다.

이달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포럼(ARF) 회의에서 북한과의 양자접촉 가능성과 관련, 라이스 장관은 “ARF회의에서 6개국(6자회담 당사국을 지칭) 간의 회동이 가능하다면 기꺼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는 6자회담의 틀 내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 문제(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문제)를 미국과 북한 간의 문제로 만들려고 하지만, 유엔안보리 결의가 보여준 것은 이것이 북한과 모든 국제사회와 가진 문제라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21일 허용범 본지 워싱턴특파원(맨왼쪽)을 비롯, 아시아 5개국 언론사 기자들과 회견을 갖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북한은 전적으로 무책임하고 위험한 국가”라며“북한과 직접대화를 갖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무부


ARF 회의에는 북한의 백남순 외상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회의는 유엔안보리의 대북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이후 미·북 고위관리가 얼굴을 맞대는 첫 기회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어, 북한이 ARF 회의에서 6자회담에 응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라이스 장관은 지난 15일 유엔안보리 결의안 채택과정과 채택 이후 보여준 한국 정부의 입장과 관련, “결의안 채택 전에 있었던 많은 나라들의 많은 얘기들은 결의안을 만들어내는 데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한국정부의 소극성을 지적했으나, “결의안 채택 후엔 매우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일본의 안보리 결의안 주도에 대해서는 “매우 감명을 받았다”는 말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라이스 장관은 중동사태와 관련한 해법 마련을 위해 23일 현지로 출국했다./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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